정치원로 박찬종 "이번 대선, 제2 박근혜정부 가능성 있어"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17.03.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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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역대 대선결과와 주자들]④"정권교체 바람타고 후보검증 소홀…국민불행 되풀이 될 수 있어""

정치원로 박찬종 "이번 대선, 제2 박근혜정부 가능성 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화두는 부패청산, 정치개혁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국민의 불행이 되풀이 될 것이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제14대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던 정치권의 원로 박찬종 전 의원(78)은 현 시대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정치9단 3김(金)씨에 맞섰던 박 전 의원은 현 정국을 가장 예리하게 분석하는 정치평론가 중 하나로 꼽힌다. 사법·행정고시를 모두 합격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한 이력이 말해주듯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 능통하다.



이런 박 전 의원은 이번 대선 정국을 보면서 '국민의 불행'을 이야기 했다. 그는 "지난 대선이 주는 교훈은 후보검증의 한계"라며 "정책은 남이 써주는대로하니 후보들간에 전부 비슷해졌고 인격과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해야하는데 지역주의가 작동하면서 분위기가 휩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역시 정권교체라는 바람을 타고 후보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2의 박근혜정부가 나올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대로된 후보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통령 탄핵사태같은 현대사의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이 부패종식과 정치개혁"이라며 "지금 출마한 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제대로 공약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적폐청산’을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패청산을 얘기하지 않아 국민이 불행해 질 것이라는 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의 적폐청산은 무엇이 적폐이고 무엇을 어떻게 청산하겠다는 것인지 말하고 있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선후보들 모두 부패종식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했다. 또 "문재인은 자기가 모시던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에 부패추방을 세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안희정은 정치자금수수법으로 감옥에 갔다왔다"며 "이재명은 이 부분에 있어 큰소리치는데 당선가능성이 없으니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당 홍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죄인데 대법원 판결도 받기 전에 대선출마하는 것 자체가 웃긴상황"이라며 "유승민은 유약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대가 요구하는 '부패청산'과 '정치개혁'을 선점한 이들이 대선정국을 주도하고 있지만 제대로된 검증 없이는 국민들이 또 속을 수 있다는 게 박 전 의원의 생각이다. 그가 말하는 부패추방, 정치개혁은 검찰개혁, 중앙당 해체, 기초자치단체 폐지 등이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이 스스로 손발을 묶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패청산, 정치개혁이 추동력을 얻으려면 국민들도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그것에 주목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우리가 남이가'식으로 묻지마 투표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이번 선거 국면이 "정권교체라는 화두를 타고 박근혜 지지세력에서 문재인 지지세력으로 교체되야한다는 목소리가 압도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부패청산·정치개혁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감동을 준고 지지세를 모은다면 결과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후보단일화·연대의 성공조건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번 대선이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구도로 가겠지만 (연대를 통해) 51대 49의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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