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이면 된다고?" 노후의료비 1인당 8100만원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7.03.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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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63.3%, 노후의료비 500만원 미만으로 예상, 준비상황·인식 모두 저조

국민 대다수가 노후의료비를 실제 금액보다 적게 예상하고 있으며 준비수준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2016년 진료비통계지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와 '2015년 생명표(통계청)'를 토대로 65세 이후 총진료비를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자 1인당 노후의료비는 약 81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1인당 진료비는 약 9090만원으로 남성 1인당 진료비 7030만원보다 2060만원 많았다. 이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11년 진료비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당시보다 남성은 36.8%, 여성은 32.9% 증가한 수치다.

위원회가 행복수명지표 조사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평균 노후의료비 지출 예상액은 2538만원으로 노후의료비 추산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응답자의 63.3%는 노후에 필요한 의료·간병비 수준을 500만원 미만으로 예상했고 26.0%는 노후의료비에 대비한 민영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영보험에 가입했어도 의료비보장 가능금액이 500만원 미만 소액인 경우가 50.8%에 달해 노후에 예상치 못한 의료비 지출이 가계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노후의료비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노후의료비에 대한 인식과 절대적인 준비수준이 모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노후의료비 지출을 2269만원으로 예상하고 있어 남성의 2710만원에 비해 441만원 적었다. 민영보험으로 충당 가능한 의료비도 남성 1006만원에 비해 129만원 부족한 877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복수명이 짧을수록 민영보험으로 충당 가능한 노후의료비 수준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행복수명이 80세 이상인 집단은 민영보험으로 충당 가능한 의료비가 1100만원을 웃돌았지만 행복수명이 60세 미만인 경우 54만원 수준으로 크게 차이가 벌어졌다.

행복수명지표 연구를 맡은 최현자 서울대학교 교수는 "실제 필요금액에 비해 노후의 의료비에 대한 현실인식과 준비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년에는 경제활동기에 비해 소득이 감소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의료·간병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므로 생활비 외에 노후의료비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에서 보듯 노후의료비가 노후빈곤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연금을 통해 노후생활비를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노후의료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고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 역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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