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67포인트(0.17%) 오른 2166.98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4억원, 336억원 순매도를 나타냈고 기관 중에서 연기금이 93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계속된 펀드 환매로 올 들어 100억원 이상 유입된 펀드도 고작 8개에 그쳤다.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플러스에만 500억원 넘는 돈이 유입됐는데 그마저도 F클래스로 유입된 돈으로, 개인 돈이 아닌 기관 자금이었다.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돈은 미미했던 반면 자금 유출은 봇물처럼 터졌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 올 들어 자금유출이 가장 많았던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로 무려 4523억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이 펀드는 수익률이 우수했기 때문에 차익실현 차원의 환매가 많았다. 다음으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 펀드에서 1000억원 넘는 돈이 각각 유출됐다.
◇외국인 순매수, 잠시 주춤하지만…=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해외 주식형펀드나 채권형 펀드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진 않았다.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3549억원이 유출됐고 해외채권형펀드에는 6697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단기성 대기자금 수요를 의미하는 MMF(머니마켓펀드)에만 20조6225억원의 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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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금 흐름이 정체된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가 주춤하며 코스피는 좁은 박스권(2150~2180) 등락을 이어갔다. 17일까지 폭발적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간 이틀에 한 번 꼴로 순매도를 나타냈다. 3월까지 이어진 코스피의 숨 가쁜 상승세를 고려하면 기술적 조정은 상승 국면에서 자연스러운 성장통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분기말 외국인 매수가 주춤하지만 글로벌 펀드 자금 흐름을 고려할 때 4월 이후 순매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북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난 반면 글로벌 신흥 시장 펀드에서 자금 유입 규모가 전주대비 6배 가까이 확대돼 외국인 매수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투자사이클은 지난해 회복 주기를 지나 이제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어 코스피가 중기 박스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