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뛸 때 투자한 건 위험, 2~3년뒤를 내다봐야"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7.03.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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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동산, 숨은 고수에게 듣는다]<6>오은석 다다그룹 대표 "실거주자에겐 전세보다 매매"

편집자주 부동산시장에는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노하우를 무기로 전문가 영역을 구축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많다. 그들은 오랜 기간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남다른 내공을 쌓아왔다. 그들을 직접 만나 실전투자의 노하우를 간접 경험해보는 동시에 2017년 부동산시장 전망도 함께 들어본다.

오은석 다다그룹 대표.오은석 다다그룹 대표.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2~3년 뒤 팔 시점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직전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치솟았을 때는 새로 투자에 나설 시점이 아니었습니다. "



부동산 전문 투자경력 19년차의 오은석 다다그룹 대표(사진)는 '2~3년 후 시장'을 예측하는 부동산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 대표는 2008년 부동산·경매재테크 커뮤니티 '북극성'으로 시작해 현재 부동산 컨설팅, 아카데미, 출판 관련 회사 3곳을 운영 중인 실력파 투자 전문가다. 20대 초반 세 들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경매투자가 부동산 전반으로 확대, 상가·소형빌딩 등 20여채를 보유한 자산가로 거듭났다.



오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펴면 2~3년 뒤 반드시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가 뒤따른다"며 "서울은 2013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줄곧 상승세인데 가격이 거의 정점에 가까워졌고 거래량도 줄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올해까진 상승하겠지만 제도 적용 대상이 되는 아파트들은 내년부터 분위기가 꺾일 것"이라며 "실수요자를 움직일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없는 한 재건축만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부동산 시장 하강기를 대비해 실거주자가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내년부터 쏟아지는 공급물량 영향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면 흔히 더 싼 전세로 갈아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보증금을 회수 못할 위험이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최근 4년간 서울과 수도권에서 매매가가 상승했다고 하지만 전셋값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며 "실거주 목적이라면 입지와 가격 등을 따져 집을 사서 하락기를 버티는 전략이 더 안전하게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오은석 다다그룹 대표.오은석 다다그룹 대표.
경매투자는 내년 이후가 '투자 적기'라고 봤다. 경쟁이 치열하고 낙찰가율도 높은 현 시장보다는 내년 이후에 경매물건이 늘고 투자자도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오 대표는 "이제는 분양 물건에 투자하는 건 주의하고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거품이 빠진 기존주택이나 경매물건에 투자할 준비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초보는 현 시장이 좋을 때 투자하지만 전문가는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움직이고, 살 때보다 팔 시점의 시장이 어떨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가격 조정이 이미 어느 정도 이뤄진 청주, 제천 등 충청권을 꼽았다. 서울, 부산은 가격이 높고 대구, 경북은 조정이 좀 더 진행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에선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강동구는 피하고 가장 적은 구로구 역세권 2호선 인근 중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오 대표는 "어느 지역이 좋고, 나쁘고는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 실제 투자할 때는 철저히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정부 정책과 수요를 읽고 2~3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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