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원수도 아니고… '철천지원수' 무슨 뜻일까?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7.03.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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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안다리걸기]72. 꿰뚫는다는 뜻의 '철'이 들어간 말

편집자주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그냥 원수도 아니고… '철천지원수' 무슨 뜻일까?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 이겸(송승헌 분)은 극중 성종의 후궁 남귀인(김해숙 분)과 대립하는 관계로 나오는데요. 집안이 서로 철천지원수 사이라고 합니다.

그냥 원수 사이도 아니고 극심한 원한이 있는 관계를 가리켜 우리는 이 표현을 쓰는데요. 말이 좀 어렵다 보니 간혹 천천지원수(×)처럼 잘못 쓰기도 합니다. '철천지원수'란 무슨 뜻일까요?



철천(徹天)이란 직역을 한다면 하늘을 관통하다, 꿰뚫다 정도의 뜻이 됩니다. 하늘까지 닿을 만큼 한이 크다는 거겠지요. 철천지원수를 부드럽게 설명하면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히게 한 원수'(표준국어대사전)가 됩니다. '뼈에 사무치는 원한' 같은 표현도 많이 쓰지요.

흔히 쓰는 낱말 중 '철야'(철야 작업 등처럼 쓰임)에도 같은 뜻의 '철'이 들어있습니다. 말 그대로 풀자면 '밤을 관통하다'가 되지만 부드럽게 설명하면 '(어떤 일을 하느라) 밤을 새우는 것'이 됩니다. 밤샘이라고 하면 좀 더 쉬운 말이 됩니다.



역시 같은 '철'을 쓰는 관철하다는 어려움을 '뚫고' 목적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철저하다는 건 바닥까지 속속들이 '꿰뚫어' 빈틈없다는 말이고, 냉철하다는 생각이 차갑도록 침착하고 철저하다는 말입니다. 철두철미는 머리부터 꼬리까지(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것을 뜻합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지난 13일 청와대 참모진이 사표를 냈는데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모두 '반려'했습니다. 이 말의 '반'과 같은 뜻이 아닌 낱말은 무엇일까요?
1. 반환 2. 반품 3. 반환점 4. 반찬

그냥 원수도 아니고… '철천지원수' 무슨 뜻일까?
정답은 4번.
 반려란 되돌려 보낸다는 말입니다. 1번의 반환과 같은 뜻입니다만 유독 서류와 관련된 말에는 좀 더 어려운 반려를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은 물론 되돌린다는 뜻입니다. 반품은 물건을 되돌린다는 것, 반환점은 되돌아가는 지점을 말합니다.
 반찬의 '반'은 밥을 뜻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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