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LDP무용단 대표의 신작 '룩룩' 작품은 무용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무대에 오른다. /사진제공=BAKI
리허설이 한창이던 25일 저녁,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습실에서 만난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37)는 "자아와 정체성에 대해 되묻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새 작품을 소개했다.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 사진제공=BAKI
반 년 이상의 준비를 거쳐 완성된 이번 작품 "나 다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 다운 것'을 표현하는 것은 어떤 모습인지, 또 과연 나다움을 꼭 찾아야 하는 것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근원적인 정체성을 탐구한다. 특히 외모나 행동, 옷과 소지품 등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들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자아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를 준다.
작품은 감성적인 요소를 모두 배제한 단순한 음을 배경으로 이어진다. 화려한 무늬와 색색깔의 옷은 의상인 동시에 정체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
김 대표는 "'옷'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오브제로 활용했다. 입은 것과 벗은 것, 내가 입거나 남이 입을 때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건 옷 자체보다 자기 자신에 있다. 자기 자신과 대면할 필요가 있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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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작품 '룩 룩'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제공=BAKI
뉴질랜드 시인 빌 넬슨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작품 ('I was admiring her through a series of precision cut mirrors') 속에선 각 댄서들이 무언가를 욕망하는 존재다. 대사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하거나 욕을 하는 등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배경으로 나오는 유리 세트는 댄서들이 갈망하는 여러 상황이나 공간 역할을 한다. 베이스 피아노를 포함, 케이팝(K-pop) 등 다양한 곡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친숙함을 준다.
김 대표는 "정기공연에 선보이는 두 안무가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에릭 롱게의 작품이 댄서들의 캐릭터와 움직임, 표정 등에 주목했다면 '룩 룩'은 작품 전체가 주는 느낌과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색다른 실험과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