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전국 곳곳서 추모 전시·공연 이어져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3.26 14:49
글자크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압화 편지부터 '블랙리스트' 작가의 '문제' 작품까지

세월호 3주기, 전국 곳곳서 추모 전시·공연 이어져


2017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추모 전시와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피해 학생들의 모교가 위치한 경기도 안산에서부터 세월호의 목적지였던 제주도까지. 그림과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화 행사가 개최된다.



희생자들을 '기억'하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작품을 전시한 '너희를 담은 시간' 전(~5월 7일)은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관 1층 프로젝트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알록달록 꽃누르미(압화)로 꾸며진 종이에는 유가족들이 희생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살아생전 학생들의 모습과 꿈을 담은 미술작품 등 총 150여 점이 전시됐다. 꽃누르미 명함과 책갈피 만들기를 비롯해 유가족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직접 진행한다.



광주 여성작가들도 '다시 봄, 기억을 품다' 전을 통해 5·18과 4·16 희생자들을 기린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광주 동구에 위치한 광주여성재단 내 여성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지역 작가인 임남진, 김화순, 정진영이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5월 광주와 세월호 사건이 낳은 아픔과 희망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블랙리스트' 작가가 그리는 3년 전 처참했던 순간

세월호 3주기, 전국 곳곳서 추모 전시·공연 이어져
광주시립미술관은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세월호 3주기 추모-홍성담 세월오월' 전을 개최한다. 민중화가로 활동 중인 홍성담 화백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 하에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인물이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허수아비'로 표현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종하는 걸개그림을 출품했으나 정부 압력으로 전시하지 못했다.


'세월오월' 전에는 문제의 작품을 비롯해 세월호 관련 작품 23점이 전시된다. 참사 당시의 비참한 모습을 그려낸 '친구와 마지막 셀카', '마지막 숨소리' 등의 작품은 보기에도 고통스럽다. 작가는 작품의 취지를 "나는 여러분들을 위로하는 단순한 그림은 그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마지막 순간에 당했던 저 끔찍한 고통을 직면하고 대면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림, 음악, 연극으로 추모하는 세월호 3주기

세월호 3주기, 전국 곳곳서 추모 전시·공연 이어져
제주도 탑동 해변공연장 일원에서는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세월호 추모를 위한 '사월꽃 기억 문화제'가 개최된다. 제주416기억위원회가 주최하며 설치미술과 기획전시, 음악공연, 추모제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행사는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제주 지역 음악인, 제주국제대학교 대중음악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해 기획됐다. 기억위원회는 문화제를 시작으로 제주 내 4·16 기억조형물과 기억 공간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술공동체단디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연극 '볕드는 집'(작·연출 박근화)을 공연한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공연한 연극 '달맞이'를 잇는 두 번째 추모 연극이다. 죽은 아이가 살아 돌아오고, 이후 권력의 실체와 죽음의 전모가 밝혀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