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알아야 한국사회가 보인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3.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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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서울사회학'…서울의 공간, 일상 그리고 사람들

서울을 알아야 한국사회가 보인다


오늘날 서울을 이해하는 것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약 5100만 명. 그중 5분의 1에 달하는 990만 명이 서울에 산다.

'서울사회학'은 서울을 여러 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18명의 사회학자가 모여 '건강', '광장', '강남', '호텔', '편의점' 등의 키워드로 서울을 이야기한다. 불평등, 일상생활, 소비문화, 소수자 등 4개의 큰 주제 속 14개 작은 장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서울 내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청년계층을 중심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평균 소득 수준은 높아졌지만 상층과 중층 인구는 줄고 하층이 크게 늘었다.

25개 자치구별로 시민들의 건강 수준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서울 인구의 절반이 무종교인 탈종교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서울은 전국의 젊은이들을 흡수해 가족을 이루고 후속세대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그야말로 젊은 인구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부에서는 서울 내 광장, 편의점, 러브호텔과 같은 생활공간의 상징성을 분석한다. 서울 광장은 민주주의의 발전사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상언과 격쟁의 장소였던 광장은 1900년대 들어 독립과 민주화운동의 무대가 됐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축제와 소통의 공간으로 떠올랐고, 최근 들어서는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시위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편의점은 소비주의, 무관심, 신노마드(New Nomad) 개인화 시대, 글로벌리제이션, 사회양극화 등의 상징이다. 저자는 편의점이 시민들에게 편의와 무관심이라는 배려를 제공하지만 이면에 담긴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러브호텔의 증가 또한 가족, 젠더, 섹슈얼리티, 공간 등의 연구에 많은 함의를 지닌다.

3부에서는 도시경제와 소비문화를 주제로 서울 경제변화의 주요 축인 강남에 대한 분석과 한류로 인한 관광 수요가 서울의 공간과 문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시한다. 호텔은 '있어빌리티'의 소비공간이자 낯섦과 특별함을 제공하는 비일상적 놀이공간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울역을 집으로 삼아 사는 노숙인과 '코리안드림'으로 상경한 조선족, '이방인 아닌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현실을 말한다.

◇서울사회학=한국사회학회·서울연구원 기획. 서우석·변미리·김백영·김지영 엮음. 나남 펴냄. 408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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