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지주사 후보는?…현대차 vs 모비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22 16:27
글자크기

[내일의전략]조정장에도 현대차 보합 마감...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17만원대 사수

현대차 주가 급등을 계기로 증권가에서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주회사 전환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주사 후보로 현대차냐, 현대모비스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현대차그룹 주요 3사 순환출차 현황/그림=한국투자증권현대차그룹 주요 3사 순환출차 현황/그림=한국투자증권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08포인트(0.46%) 내린 2168.30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1018억원, 1276억원 동시 순매도를 기록하며 코스피는 2160대로 밀렸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시장 주도주인 삼성전자도 0.23% 하락에 그쳤으며 현대차는 보합 마감하며 17만원대를 사수했다. 지난 21일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이어져 이날 현대차 주가는 조정받지 않았다.

◇순환출자 해소, 베스트 시나리오는=현대차그룹의 핵심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진다. 그밖에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와 관련된 추가 순환출자 구조가 더 있지만 끊어야 될 핵심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연결이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를 끊으면서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룹의 핵심 기업인 현대차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설립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의 특징은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표권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계열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방식이 비용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3사인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모두 시가총액이 커 지배구조 개편에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데, 지배주주나 신규 설립될 지주사가 사업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있어 현대모비스의 분할이 가장 적은 비용이 들게 된다.


따라서 현대모비스가 인적분할로 지주사로 전환하고,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하게 될 모비스홀딩스 지분을 확보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지주사 전환한다?=하지만 전일 골드만삭스가 현대차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며 현대모비스 지주사 전환설에 이견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배주주가 이를 지주사로 변환할 인센티브가 높고 재무적 여력이 크고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내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수취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유력한 지주사 후보라고 지목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단독 인적분할에 의한 지주회사 설립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같은 방식으로 현대차가 인적분할해 오너 일가는 현대모비스로부터 현대차홀딩스 지분을 매입하고, 현대차홀딩스가 현대차 사업회사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비교할 때 현대차 시가총액이 너무 커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현대차가 현대차홀딩스와 현대차 사업회사로 분할시 정의선 부회장이 취득해야 할 현대차홀딩스 지분 20.8%가 2조7000억원에 달하고, 현대차홀딩스도 사업회사 지분을 6조원 이상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든 그룹 3사(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 주가에는 모두 수혜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실적 회복은 요원해도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가 과도해 지배구조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 재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