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민다…현대차 7% 급등에 시총 2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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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현대차가 지주사 된다" 파격 분석에 현대차 초강세…하이닉스 제치고 시총 2위 탈환

골드만삭스의 지배구조 개편 분석에 현대차가 단숨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2015년 10월 이후 17개월새 최고가로 단숨에 올라섰다.



21일 오후 1시51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231,000원 ▼2,500 -1.07%)는 전일대비 1만2000원(7.67%) 오른 16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외국인 순매수가 40만주 이상 유입되고 있다.

현대차는 주가 급등에 시가총액이 37조원을 넘어서며 SK하이닉스(34조7257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도 탈환했다.



전일 골드만삭스는 '지배구조 개편 경로가 명확해진다: 엄청난 잠재력이 드러날 것' 보고서로 현대차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가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신승준 골드만삭스 한국법인 리서치본부장은 20일 "현대차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보다는 현대차 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가 이뤄져 있다. 그룹의 최대 계열사 현대차를 지배하는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어 증권가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가 될 거란 분석이 자주 제기됐다. 즉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현대모비스를 인수할 거란 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현대모비스가 아닌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기업이 될 것이란 이례적 분석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배주주가 이를 지주회사로 변환할 인센티브가 높고 재무적 여력이 크고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내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수취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현대차를 유력한 지주회사 후보로 지목한 것이다.

지난 2월 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의 보호예수가 해제된 것도 지배구조 개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대글로비스의 보호예수 해제로 대주주가 구조개편을 단행할 수 있는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활용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했으나 골드만삭스는 정의선 부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현대차 그룹의 핵심 기업 지분을 인수할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봤다.

신 본부장은 "재벌 개혁은 2017년 한국 사회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며 "특히 순환출자 금지 법안은 3월 중 또는 대선 이후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어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 17일 현대차는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로부터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 사용료로 139억원을 수령한다고 공시했다. 브랜드 로열티는 지주회사의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로 이번 공시도 지주회사 전환설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브랜드 로열티 규모가 소액에 불과하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주가와 별개로 현대차의 실적은 지난 4년간 부진했다. 현대차의 주당순이익(EPS)은 원화 강세와 노조 파업 등으로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하향됐는데 일부 투자은행(IB)에서는 올해 본격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맥쿼리는 현대차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에 "미국과 중국의 판매 부진을 국내와 신흥시장(인도, 러시아) 턴어라운드가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실적은 중국에서의 한국제품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5년 만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2월 7일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상향 조정한 골드만삭스는 현대차 주식 세일즈에 앞장서고 있다. 2월 7일 이후 현대차 주가 상승률은 22.4%에 달한다. 이날 급등으로 이미 골드만삭스 목표주가인 16만5000원도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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