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불확실성 허들 넘으니 '코스피의 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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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고점-삼성전자 사상 최고가 각각 경신

[내일의전략]불확실성 허들 넘으니 '코스피의 봄'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로 만들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코스피는 즉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랠리가 나타나며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0.24포인트(0.97%) 오른 2117.5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110선을 처음으로 넘어섰으며 2015년 5월26일 이래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전일대비 2만1000원(1.05%) 오른 203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204만9000원을 기록, 장중·장 마감 기준 신고가를 모두 경신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금융주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대형주 전반이 초강세 흐름을 보이는 완연한 강세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역대 최고치 불확실성 완화될 것=전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다루는 Economic policy uncerainty(경제 정책 불확실성) 사이트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해 11월 26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매일신문과 한국일보 한국경제 한겨레 총 6개 신문에 등장하는 '불확실성'과 관계된 어휘의 출현 빈도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측정한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16년 4분기 이후 국내 정치위험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고 3월10일 탄핵 인용으로 불확실성의 정점을 통과했다"며 "이제 불확실성 지수가 하락하며 국내 증시의 증가된 이익 체력과 밸류에이션이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불확실성 해소에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548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6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3월 들어 누적 순매수 규모가 2조1858억원에 달했다. 국내 기관 투자자가 여전히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도 매수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유일한 매수 주체로 지수를 끌고 나갔다.

15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확률은 100%까지 높아졌지만 외국인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세 번째 금리인상은 더 이상 악재로 간주되지 않는 분위기인 것이다.

◇2011년의 재현?=코스피의 사상 최고가 돌파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2011년 강세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한국 증시에서는 자문사 랩 상품에 돈이 몰리며 '자문사 7공주'로 불리는 7개 종목이 증시를 휩쓸며 지수를 역대 최고치(2231.47)까지 올려놓았다.

다만 기관 투자자 장세였던 2011년과 2017년은 수급 주체가 다르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지금은 외국인이 수급을 이끌며 종목별 쏠림 현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2011년에는 자문사 및 일부 자산운용사의 종목 쏠림 현상이 강해 주도주가 뚜렷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삼성전자 외에는 대형주 순환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가려졌던 수출 호조가 향후 증시를 견인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3월 1~1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탄핵 인용 이후 국내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석유화학, 반도체 등 수출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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