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①]두 얼굴의 감정…태도 따라 '천당과 지옥'

뉴스1 제공 2017.03.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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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활 방식만 잘 바꿔도 증상 좋아져
방치하면 불면증에 우울증으로 발전 주의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두 얼굴의 스트레스.© News1 방은영 디자이너두 얼굴의 스트레스.©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사회구조가 나날이 복잡해지고 고된 업무와 학업에 지친 직장인과 학생들이 연일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는 19세기 물리학에서 '팽팽히 조인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스트레스는 의학적으로 두 얼굴을 가졌다. 평소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건강을 해치고 의욕이 떨어지지만 꼭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적당한 변화와 자극, 새로운 도전은 좋은 스트레스가 돼 삶의 활력소로 작용한다.



◇왜 스트레스 생겼는지 원인부터 찾아야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대인들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와 스트레서(요인)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가는 스트레서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령 결혼이나 승진과 같은 좋은 환경이 때로는 나쁜 증상으로 작용하는 반면 집안에 생긴 우환을 계기로 가족이 더 화합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먼저 그것이 위협적이거나 도전해 볼만한지 일차평가를 한다. 만약 위협적이란 판단이 들면 부정적인 감정에 대응하는 행동이 일어난다.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다양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창의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중요한 건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마음과 몸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라며 "이를 스트레스 반응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없애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구조적 문제와 상황에 대해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와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치하면 우울증…10개 항목으로 자가진단 필수

나쁜 스트레스를 장시간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스트레스에 우울증이 겹치면 삶의 의욕이 급격히 떨어진다. 문득 삶의 에너지가 고갈돼 힘겨워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또다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식적인 감정이 얼마나 소모됐는지 파악하는 검사도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자가진단을 위해 10가지 항목을 제시한다.

스트레스 10개 항목은 '신체적·감정적인 에너지가 고갈됐다', '현재 직업을 자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이전보다 다른 사람 기분에 무감각해졌다', '동료의 사소한 잘못에도 짜증이 난다', '동료에게 무시당하거나 오해받고 있다고 느낀다', '마음을 털어놓고 말할 사람이 없다'이다.

이어 '마땅한 대접을 못 받고 산다고 느낀다', '현재 직장을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상사나 조직이 내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방해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많은 일이 주어진다'이다.

신용욱 교수는 "10개 문항 중 절반 이상이 해당한다면 스트레스로 심리적 에너지가 심하게 고갈된 상태"라며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상태가 아닌지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우울증이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한 기분이 드는 병으로 생각하지만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막연한 불안감, 집중력 감소와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더 두드러져 나타난다.

스트레스성 우울증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며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렵다. 평소보다 입맛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신체 증상이 임상적으로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신용욱 교수는 "가벼운 우울증은 심기일전하는 마음가짐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며 "주요 원인인 생활 태도를 바꾸기 어렵다면 전문가 상담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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