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운명의 11시, 롤러코스터 장세 예고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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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탄핵 선고 당일...오전 11시부터 30분간 변동성 극대화 예상

대국민담화 후 고개 숙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후 고개 숙인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적인 탄핵 선고일 코스피는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되겠다. 결정문의 뉘앙스가 미묘하게 바뀌는 동안 결과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손바뀜에 약 30분간 긴장감에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두고 코스피는 올해 첫 동시만기일을 무난하게 치렀다. 탄핵 선고라는 불확실성이 컸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지수 변동성을 제한했다.

9일 동시만기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35포인트(0.21%) 내린 2091.06에 마감했다. 동시만기를 맞아 금융투자가 5428억원의 대규모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외국인이 4446억원의 순매수로 쿠션 역할을 하며 지수 낙폭을 제한했다.



10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로 심판 결과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탄핵이 예상대로 확정되면 무난하게 지나갈거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만약에 기각될 경우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다.

당일 증시는 오전 10시 전후로 헌재가 투표를 시작하면서 변동성 확대 국면에 들겠다. 11시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면 결정문의 어조에 따라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매우 현학적인 미괄식 형태의 헌재 결정문 특성상 막판까지 정확한 결론을 듣기 어렵다는 점에서 11시부터 약 30분간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헌재가 결정문을 읽어내려가는 약 30분간 증시 변동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난해한 헌재의 결정문에 시장 참여자들의 해석이 분분하면서 팔자와 사자가 교차하며 거래량이 폭증했던 것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내일 오전에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전장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며 "지난 2004년에도 그랬듯 약 30분간 긴장감 높은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코스피가 급등하진 않겠지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에도 이미 탄핵 인용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돼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충격에도 코스피는 2100선 턱 밑에 머물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헌재의 판결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황"이라며 "탄핵안 인용이 시장의 깜짝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민심에 반하는 결론이 도출될 경우 증시 측면에서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탄핵안 인용이 확정된다면 선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차기 대선이 실시된다. 주식시장은 탄핵 국면의 불확실성을 벗어나 대선 국면에 본격 진입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앞서 브라질 사태를 살펴봤을 때 탄핵안 인용시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브라질의 사례를 살펴보면 호세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탄핵 당한 2015년 12월 당시에는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이후 경기부양책이 등장하고 하원과 상원에서 탄핵안이 차례로 가결되자 주식시장은 가파른 반등세를 나타냈다. 질서있는 탄핵안 확정과 정책 기대감이 부활하면서 주식시장도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은 것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내수와 신산업, 재정 중심의 경기부양이 진행되며 성장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기 대선 효과가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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