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는 전일과 같은 201만원에 보합 마감했지만 장중 203만1000원을 기록, 장중 사상 최고가를 사흘째 경신했다.
특히 이 가운데 5개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드는 초대형주에 해당된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집중 매수한 POSCO와 KB금융 등 외인 러브콜 종목이 다수였다.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박스권을 뚫고 있는 것이다.
신고가 종목은 지난 1년래 주가가 고점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에 겁이 날 수밖에 없다. 신고가 종목 매수는 '담배꽁초 줍기' 식의 잃지 않는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먼 공격적인 투자다.
업계에서는 이를 추세 매매 또는 추종 매매라고도 부르는데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과거 투자정보팀장 시절 이를 '불타기'라고 불렀다. 주가가 내린 종목을 더 사는 '물타기'에 반대되는, 주가가 오른 종목에 올라탄다는 뜻에서 '불타기'라는 것이다.
김성봉 팀장이 불타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증권사 객장에서 흔히 만나는 개인 투자자 대부분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더 사는 물타기 투자를 많이 하는데 나중에는 주가가 더 떨어져 손실이 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팔아서 오르는 종목을 사는 역발상 투자를 권한다. 김 팀장은 과거 한 강연회에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팔 때는 손목이 끊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지만 이를 극복하면 개미들은 '필패 투심'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신고가 행진하는 대형주 투자를 망설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5년간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 적이 없었던 것이다. 2012년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에 입문한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라면 2015년 아모레퍼시픽이나 2016년 삼성전자 정도를 제외하면 초대형주의 강세를 목격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투자 경력이 짧은 사람일수록 "몸이 무거운 대형주가 어떻게 날아가나요?"라고 묻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올드보이들은 초대형주의 30배, 50배 급등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대형주가 오르면 얼마나 오르겠어'라는 통념을 뒤집을 대형주 대반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한편 과거의 데이터를 집계해보면 신고가 기업의 투자수익률은 나쁘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2010년~2016년 7월까지 월별 신고가 기업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면 연평균 16.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연평균 13.5%포인트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