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혹평에도...외국인 LG전자 '폭풍매집'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3.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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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깜짝 실적 기대에 2월 이후 코스피 외인 순매수 1위 등극

IT 트위터리안 에반 블라스가 공개한 LG G6 /사진=에반블라스 트위터IT 트위터리안 에반 블라스가 공개한 LG G6 /사진=에반블라스 트위터


"No Surprises(놀라운 것은 없었다)"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LG전자가 G6를 공개하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 목소리로 G6를 혹평했다. 혹평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외국인의 '폭풍 매수'에 연초대비 22% 오르며 연고점 경신을 이어갔다.

7일 오후 2시44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 (92,800원 ▲800 +0.87%)는 전일대비 2900원(4.81%) 오른 6만3200원에 거래 중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대량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다.



◇너무 평범한 G6…외국계證 "LG전자 비중축소"=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는 '별들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7과 아이폰7S 그리고 아이폰X(또는 아이폰8)을 출격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설욕할 갤럭시S8으로 전면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이한 스펙의 G6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애널리스트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김영찬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모바일 사업부의 턴어라운드 기대, G6 론칭,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주가가 연초 강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망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G6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의 한복판에서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고 컨센서스(전망치)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JP모간도 투자의견 '비중 축소'를 제시했으며 맥쿼리와 노무라는 투자의견 중립(Neutral)을 내놓았다.

박정준 JP모간 전무도 "G6의 평범한 디자인과 스펙을 감안할 때 G5보다 8% 비싼 가격은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연초 주가 랠리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을 권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매집 중…1분기 깜짝 실적 기대=외국계 증권사들의 혹평과 반대로 2월 들어 시작된 외국인의 LG전자 폭식은 계속됐다. 올 들어 외국인은 LG전자를 2978억원 순매수했으며 2월 이후로는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POSCO에서 LG전자로 교체됐다. 창구별로는 연초 이후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100만주 넘는 순매수가 유입됐고 CLSA, 씨티그룹 창구에서도 90만주 넘는 순매수가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혹평을 받았던 G6의 예약판매량이 하루 평균 1만대에 달하며 MC(스마트폰) 사업부의 턴어라운드가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일렉트로룩스를 제치고 글로벌 2위에 오른 H&A(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도 투자포인트로 꼽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128억원에서 7356억원으로 다시 상향 조정하며 2009년 3분기 이후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연 매출이 55조~58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회사가 막상 좋아질 때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듯 싶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55조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3378억원(이익률 2.4%)에 그쳤다. 이익률을 1%만 올려도 5000억원 이상의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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