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전일 대비 2만3000원(1.16%) 상승한 200만4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만원대에 안착했다. 장중 한때 201만1000원을 기록,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통주 시가총액은 281조원으로 3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지난 3일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2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발표하자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기존 43억5000만~47억달러에서 46억5000만~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전례 없이 강하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은 환호했고 마이크론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올해 이익 측면에서 1993년 이후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지켜온 미국 인텔을 넘어설 거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상무는 "지난 24년간 반도체 매출 및 이익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인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이 올해 217억달러로 인텔 영업이익 컨센서스(171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電, 사드·오너 리스크도 넘는다=특히 이날 삼성전자 신고가는 사드 악재가 코스피를 덮치고 특별검사팀의 수사 발표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록해 더 의미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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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중국 정부도 규제할 수 없다며, 삼성이 사드 '무풍지대'에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경우 오히려 중국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는 기술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데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이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고 있어 중국이 수입제한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마이크론 등 다른 업체의 반도체는 삼성전자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중국의 반도체 수요를 충족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도 기업 운영에 큰 흔들림이 없고 일관되게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그룹에 불행한 일이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배구조가 더 투명해진다면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해소에 오히려 호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