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삼성 재판 재미있을 것…수사 충분히 했다"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7.03.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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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관심 가질 세기의 재판 예상…
우병우는 재청구하면 100% 영장 나올 것,
최순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 안타깝다"

박영수 특별검사박영수 특별검사


"수사 못지않게 재판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마 삼성 관련 재판이라든지 블랙리스트(문화계 지원배제명단) 재판 같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 갖게 될 세기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단단히 준비 중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재판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특검은 지난해 12월 특검 출범을 알리며 기자들과 오찬을 했던 식당에서 80여일이 지나 수사를 마치며 오찬 자리를 가졌다.



박 특검은 공소 유지를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 특검은 "수사에서는 손을 뗐지만 앞으로 재판이 남아있고 더 중요할 수 있다"며 "법무부에서도 검사를 8명이나 잔류시켜줘서 검사들과 변호사 특별수사관들이 힘을 합쳐 공소유지 활동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특검은 무엇보다 삼성 뇌물죄 관련 재판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거액을 줬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박 특검은 "삼성 재판은 재미있을 것"이라며 "삼성 관련 수사는 특검에서 충분히 했다. 재판 과정을 보면 엄청나게 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수사에 주력하느라 다른 대기업들 수사는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박 특검은 검찰이 받아 집중해줬으면 하는 수사로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를 언급했다.

박 특검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기업 중 대가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검찰이 잘 봐야 한다는 바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전 기업들을 다 그렇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성사시키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박 특검은 "조사가 중단되는 사태만은 막기 위해 녹음녹화가 아니라 녹음만이라도 하자. 녹음만 하게 해주면 다른 것은 다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 뇌물죄, 블랙리스트 수사 등에서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특검은 유독 우 전 수석 수사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 특검은 이에 대해 "내사 기간은 굉장히 길었다"며 "8개 범죄 사실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수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라붙으면서 (수사) 오픈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 전 수석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재청구하면 100% (영장이) 나올 것"이라며 "보완할 시간이 없어서 재청구를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우 전 수석, CJ나 SK, 롯데 등을 밝혔으면 특검으로서 최소한의 소임을 다 했다고 할텐데 못했다"며 "국민들헤게 참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재판 준비와 함께 백서 발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용에 따라 공개가 안 될 가능성도 있다. 박 특검은 "결과 보고서에 담지 못하는 것을 백서에 담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이자 핵심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최씨가) 좀 국민 앞에 죄가 어떻든 제 불찰로 이렇게 잘못했다. 서로 오히려 사죄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자꾸 안 하니까 그게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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