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는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재판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특검은 지난해 12월 특검 출범을 알리며 기자들과 오찬을 했던 식당에서 80여일이 지나 수사를 마치며 오찬 자리를 가졌다.
박 특검은 무엇보다 삼성 뇌물죄 관련 재판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거액을 줬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삼성 수사에 주력하느라 다른 대기업들 수사는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박 특검은 검찰이 받아 집중해줬으면 하는 수사로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를 언급했다.
박 특검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기업 중 대가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검찰이 잘 봐야 한다는 바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전 기업들을 다 그렇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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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사시키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박 특검은 "조사가 중단되는 사태만은 막기 위해 녹음녹화가 아니라 녹음만이라도 하자. 녹음만 하게 해주면 다른 것은 다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 뇌물죄, 블랙리스트 수사 등에서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특검은 유독 우 전 수석 수사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 특검은 이에 대해 "내사 기간은 굉장히 길었다"며 "8개 범죄 사실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수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라붙으면서 (수사) 오픈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 전 수석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재청구하면 100% (영장이) 나올 것"이라며 "보완할 시간이 없어서 재청구를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우 전 수석, CJ나 SK, 롯데 등을 밝혔으면 특검으로서 최소한의 소임을 다 했다고 할텐데 못했다"며 "국민들헤게 참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재판 준비와 함께 백서 발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용에 따라 공개가 안 될 가능성도 있다. 박 특검은 "결과 보고서에 담지 못하는 것을 백서에 담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이자 핵심인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최씨가) 좀 국민 앞에 죄가 어떻든 제 불찰로 이렇게 잘못했다. 서로 오히려 사죄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자꾸 안 하니까 그게 안타깝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