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017 이태리 '피티 워모 91'에서 만난 디자이너들

머니투데이 김원 기타(계열사) 기자 2017.03.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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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THE FUTURE [INTERVIEW] - ②

패션으로 말하는 남자들이 응집된 두 곳, 피렌체와 런던에서 2017년 가을/겨울을 미리 만났다.

ERIC JENNINGS _#STREET_LUX
[INTERVIEW] 2017 이태리 '피티 워모 91'에서 만난 디자이너들


삭스 핍스 애비뉴 부사장 에릭 제닝스.



L’officiel Hommes(이하 LH) 피티 워모를 방문한 목적은?



Eric Jennings(이하 EJ) 피티 워모의 열렬한 팬이다. 이번이 무려 스물두 번째 방문이다. 피티 워모는 시즌의 색감, 소재, 트렌드 등을 미리 알 수 있는 지침서 같은 행사다. 가장 기대했던 런웨이 쇼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LH 피티 워모 91에서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무엇인가?
EJ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우아한 만찬은 물론 색채 감각이 뛰어난 키톤의 ‘치로 파오네(Ciro Paone)’전, 타미 힐피거의 쇼케이스 등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PS 바이 폴 스미스는 거대한 창고에서 댄스, 음악, 미술을 통해 옷의 기능성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번 피티 워모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이벤트였다.
LH 한국 디자이너들의 미국 활동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EJ 한국보다 변화의 흐름이 더욱 빠른 미국 패션 시장에서는 변화 타이밍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LH 2016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패션 위크 세미나에서 앞으로 ‘스트리트 럭스’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J 스트리트 럭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패션 트렌드에는 여러 가지가 공존한다. 스트리트 럭스와는 또 다른 트렌드로 ‘모던 프로페셔널’을 꼽을 수 있다. 적절한 스타일과 피트의 트렌디한 옷을 추구하는 남자쯤으로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어 아미, 토마스 마이어, 볼리올리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는 남자다.

GIANNIBROTHERS _#SACCHETTO
[INTERVIEW] 2017 이태리 '피티 워모 91'에서 만난 디자이너들
듀칼스의 형제 디자이너 제리 잔니니와 잔니 잔니니.





LH 듀칼스는 한국에서 조금은 낯선 브랜드다. 듀칼스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Gianni Brothers(이하 GB) ‘Duca’는 이탈리아어로 ‘고귀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듀칼스는 항상 고귀한 사람들을 위해 가치 있고 훌륭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LH 신발을 제작할 때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GB 구두 공법에 신경을 쓴다. 굿이어 웰트 공법, 바닥을 얇고 유연하게 만드는 블레이크 공법, 공기 가죽 주머니를 밑창에 삽입하는 사케토 공법을 고수한다.

LH 최근 많이 선보이는 스니커즈 역시 특별한 공법으로 만드는가?
GB 물론이다. 스니커즈에 특화된 공법인 스트로벨(Strobel) 스티칭을 적용한다. 신발의 갑피와 라이닝을 안창과 함께 박음질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듀칼스 스니커즈는 다른 제품보다 훨씬 더 높은 유연성과 강도를 자랑한다.


LH 신발의 디테일 중 태슬이 눈에 띈다.
GB 태슬 신발과 더블 몽크 신발은 듀칼스의 핵심 스타일이다. 특히 짧은 태슬은 듀칼스를 차별화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LH 듀칼스는 박물관도 운영한다.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남자를 위해 박물관의 오브제들을 짧게 설명한다면?
GB 듀칼스 박물관은 브랜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옛날에는 신발을 제작할 때 전기나 기계를 쓰지 않고 매우 간단한 도구만으로 만들었다. 박물관에서는 이런 도구들은 물론 듀칼스의 베스트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다.

LH 듀칼스가 예상하는 신발 산업의 미래는?
GB 최근 일부 브랜드는 급진적인 산업화에 따라 대량 생산 시스템을 선호하고 장인 정신은 소홀히 한다. 이런 정책에는 당연히 품질 저하라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DOMENICO GIANFRATE _#PANTS
[INTERVIEW] 2017 이태리 '피티 워모 91'에서 만난 디자이너들
PT01의 총괄 영업이사인 도메니코 잔프라테.



LH 당신은 PT01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Domenico Gianfrate(이하 DG) PT01가 럭셔리 팬츠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도록 고객이 월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바지를 개발한다.

LH PT01에는 방대할 정도의 다양한 실루엣과 라인이 존재한다. 이번 시즌 바지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DG 2017년 가을/겨울에는 네 가지 라인의 바지를 선보였다. 클래식한 남자를 위한 슈퍼 슬림 피트 바지로 구성된 젠틀맨 라인은 아시아 시장을 비롯해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허리선이 조금 높고 바지폭이 너무 슬림하지 않도록 조정했다. 포워드 라인은 스트리트 캐주얼 스타일을 선호하는 남자를 위해 현대적인 디자인과 타조 깃털 등의 디테일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소재에도 각별히 신경을 쏟았다. 가장 패셔너블한 느낌의 고스트 라인은 밀리터리 요소를 더한 루스 피트 바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PT05 라인의 바지는 다섯 개의 포켓이 특징이다.

LH 바지 라인의 이름이 독특하다. 라인의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DG 젠틀맨의 다양한 면을 표현하려고 했다. ‘비즈니스’는 데일리 팬츠이고 ‘더 런더너’는 영국 신사의 느낌을 담았으며 ‘화이트 홀리데이’는 럭셔리한 곳에서 보내는 휴가를 표현했다. ‘원 아웃 엘레강스’는 스포티하면서도 장인의 감성이 담겨 있고 ‘트래블 앤 릴랙스’는 편안해서 자주 손이 가는 바지, ‘블랙 라운지’는 남자의 이브닝 룩을 위한 바지다.

LH 피티 워모 91에서는 바지에 패치나 깃털 참 장식으로 장식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DG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고스트와 포워드 라인 바지로 젊은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했다.


LH 2017년 바지 트렌드는 무엇인가?
DG PT01가 생각하는 트렌드는 높은 허리선과 부드러운 실루엣의 바지다. 예를 들면 PT01의 젠틀맨 바지가 여기에 속한다.

LH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지는?
DG 사람마다 몸이 모두 다른 것처럼 각 라인마다 피트가 다양하다. <로피시엘 옴므>의 독자라면 우아한 느낌의 젠틀맨 바지가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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