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첫날 한진해운, 60% 하락 마감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2.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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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6일까지 정리매매… 전문가 "손해봐도 주식 전량 처분해야"

한진해운 로비/사진=홍봉진 기자한진해운 로비/사진=홍봉진 기자


설립 40년 만에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해운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돌입했다. 한진해운은 7거래일 간의 정리매매를 마친 후 다음달 7일 증시를 떠난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진해운 (12원 ▼26 -68.4%)은 전 거래일 대비 60.26%(470원) 내린 310원에 마감했다. 420원에 형성된 시초가보다도 26.2% 내린 가격이다. 일 거래량은 9548만주를 넘었다.



한진해운은 지난 17일 법원이 파산 선고를 내리면서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정리매매 기간인 다음달 6일까지가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정리매매가 끝나면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한진해운 주식은 말그대로 '휴지 조각'이 된다.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재상장 가능성도 전무하다. 앞서 거래소 측은 "한진해운은 회사 채무를 완제한 후가 아니면 회사 재산을 주주에게 분배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종목 주주들이 남은 주식을 처분할 시간을 주기 위해 7일 간의 정리매매 기간을 부여한다. 하지만 증시에서 정리매매 종목이 '투기판'으로 전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리매매 기간 동안에는 가격제한폭이 없고 30분 단위로 단일가 매매를 하기 때문에 변동폭이 큰 틈을 타 차익실현을 노리는 것이다. 이날도 한진해운 매수 비중의 98%는 개인투자자였다. 개인 순매수 금액은 15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에 이어 또다시 일부 개인 투기세력이 몰렸다.

하지만 정리매매 기간동안 차익 실현으로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일례로 앞서 정리매매에 돌입한 프리젠 (451원 ▼1,399 -75.6%)은 첫날 주가가 454% 오르는 등 7일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정리매매 전 주가(920원)보다도 51% 내린 451원에 매매를 끝냈다. 정리매매 기간 중 가장 주가가 높았던 5100원에 100만원 어치를 매수했다면 90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가능한 남은 주식을 다 처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한진해운은 청산가치가 0원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정리매매 기간동안 매수세가 있으면 처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론적으로는 정리매매 종목은 장외 거래를 통해 처분할 수도 있지만 한진해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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