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해서 잠이 안와"… '대선주자 국민면접' 논란

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2017.02.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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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방송 캡쳐/사진=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방송 캡쳐


대선주자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의 수준낮은 질문과 패널들의 자질 논란이 이어지며 "프로그램부터 검증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선 지난 12일 첫 방송에 이어 13일 안희정 충남지사를 검증한 '대선주자 국민면접' 2회가 전파를 탔다. 방송 계획이 알려졌을 당시 신선한 프로그램 형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졌지만 회를 거듭하며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방송 패널은 진중권 허지웅 전여옥 김진명 강신주 등이다.



당초 기대한 날카로운 질문보단 피상적이고 원론적인 질문이 주를 이룬다는 게 시청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패널 중 한 명인 허지웅은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이 됐다면 블랙리스트, 세월호 참사를 안 일어나게 했을 것이냐?”는 '답이 정해져 있는' 어리둥절한 질문을 내놨다.

또한 질의 내내 일부 친박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문 전 대표의 '금괴 200톤 보유설'을 여러 차례 반복, 농담거리로 삼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외에도 "요리 좀 하십니까? 평소에 주로 뭘해서 드세요?"(진중권) 등 신변잡기적 대화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아침마당이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후보들의 생각보다 후보자들 이미지 메이킹를 시켜준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기보다 영혼 없이 '잘하겠습니다' 한마디뿐"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예능에 치중한 진행이 아닌 '사드 배치', '탈원전', '공무원 81만 명 확충' 등 논란이 된 정책을 깊이 파고들었어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누리꾼(skys****)은 "면접이라길래 봤더니 힐링 면접이네"라며 "이거 보려고 기다린 게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시청률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방송 프로그램의 한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애초에 깊은 정책적 질의를 나눌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힘든 '엔터테이너'들이 패널 중 상당수 포진해있다는 것. 패널 중 경제나 외교 등 전문가를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반론도 존재한다. 면접 방식의 질의를 통해 기존의 토론, 기자회견 등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대선주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예능적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세대까지 끌어들여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들어보는 게 어디냐"며 "새로운 시도라 신선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편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출연한 13일 방송의 시청률이 7.0%를 기록해 문 전 대표가 출연해 화제가 된 JTBC '썰전'의 시청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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