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경기침체보다 노동시장 양극화 영향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7.01.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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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분석 보고서]

지난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강소·벤처·스타트업·청년매칭 잡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지난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강소·벤처·스타트업·청년매칭 잡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청년들이 대학 졸업 이후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경기침체보다 노동시장 양극화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엽 한국은행 조사국 산업고용팀 과장은 25일 발표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대학생의 취업관련 행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일자리 탐색 기간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노동시장 양극화 지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성장률과 양극화 지수(polarization index, PI) 변동을 표준화시켜 추산한 결과, 양극화 요인이 성장률보다 일자리 탐색 기간을 5~6배가량 연장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취업확률 추정을 위해 선택확률모형(binary choice model)을 이용했다. 설명변수로 성장률과 PI를 선정했고 성별, 전공 등에 따른 개인별 특성도 추가했다.

일자리 탐색기간 추정은 콕스의 비례위험모형(Cox proportional hazard model)을 활용했다. 종속변수는 대학 재학기간 및 졸업 이후 취업까지 기간을, 설명변수로 취업확률 추정시 사용한 거시변수 및 개인특성 변수를 활용했다.



분석결과 노동시장 양극화는 대학생 취업확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인 특성별로는 △남성 △미혼 △낮은 연령 △의약학·이공계 전공자 취업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대학 재학기간이 늘어나고 대학원 진입 및 타학교 편입 확률이 상승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임금격차, 유급휴가, 건강관리 등 근로자 처우가 차별화된 것을 의미한다. 고임금과 양호한 근로 환경으로 대표되는 1차 시장과 저임금에 근로 환경이 열악한 2차 시장으로 구분된다.

보고서는 “이번 분석결과는 청년실업 관련 정책은 일자리 양적 확충뿐만 아니라 직업별·직종별 차별적 처우를 개선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 정비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2000년대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실업률(3.6%)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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