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은 ‘벤처대부’로 불리는 정문술 전 회장이 1983년 설립한 우리나라 1세대 반도체 장비기업이다. 이 회사는 안 전 대표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정문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철수주로 분류됐다. 미래산업은 2012년 1월 27일 261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안철수주로 부각되면서 같은 해 9월 13일에 2075원까지 치솟았다.
정 전 회장은 당시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400억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반면 일확천금을 노리고 안철수주에 베팅했던 상당 수 주식투자자들은 이후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해야만 했다.
정치 테마주에 얽힌 해프닝도 적지 않다. 동국알앤에스는 본사가 봉하마을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한때 문제인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사돈관계인 유원석 변호사가 이 회사의 모회사(동국산업) 고문이었다는 이유로 이후에 반기문주로 뒤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파인디앤씨의 경우 이 회사에 투자한 업체 대표이사인 반기로씨가 반 전 총장과 친척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수년째 이어지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지친 주식투자자들이 또다시 정치 테마주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미래산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차익을 노린 정치 테마주 투자손실은 결국 주식투자자 본인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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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거래소에서 지난해 9∼11월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주가는 최고가와 비교해 약 35% 하락했다. 16개 종목 주가는 전체 지수 하락폭과 비교해 최저 6.5%에서 최고 44.6%나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테마주 투자 계좌 중 손실을 본 계좌 비중은 72%에 달했다.
정치 테마주는 ‘개미투자자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정치 테마주. 주식투자자들이 근거 없는 루머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