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트럼프 '취임연설문' 열독하는 투자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1.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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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20일 예정된 트럼프 취임식을 기다리는 투자자는 취임연설문부터 정독해야 하겠다. 앞으로 4년간 미국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를 주도할 수혜업종이 연설문에서 암시될 전망이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25포인트(0.11%) 오른 2072.79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닷새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1464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만7000원(1.46%) 오른 18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트럼프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관망세 짙은 흐름을 이어갔다.

◇새 정권 정책테마주, 4년 간다=2009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연설문에서 의료 서비스 산업과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언급했다. 그는 연설문에서 기술 개발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태양열과 풍력, 토양을 이용해 연료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국 헬스케어 산업 주가는 2009년부터 2015년 중반까지 폭등했으며 오바마 집권 1기와 2기 전반에 걸쳐 상승세를 나타냈다.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는 글로벌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 등으로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순발전량은 급증했다. 오바마 집권기 태양광과 풍력의 순발전량은 각각 연평균 49.6%, 26.3% 급등한 반면 화석연료 발전은 6.6% 감소했다. 비록 주가로 연결되진 못했어도 산업은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 취임 연설문에서는 트럼프가 그동안 강조한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 부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기계 등 내구재 산업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이미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끌어오기 전략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으며 현대차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이미 미국내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꿈을 크게 꾸자" 트럼프 메시지의 핵심은=트럼프 당선자 캠프에서는 지난해 말 20일 대통령 취임 연설의 주제는 '미국인이여, 꿈을 크게 꾸자(dreaming big)라고 밝혔다. 대선 레이스 기간 트럼프가 강조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과 청사진이 취임 연설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이 이미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상황에서 미국의 고립주의는 글로벌 무역전쟁 긴장감을 높인다.

이하연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을 포함한 글로벌 무역전쟁 본격화는 국내 수출 기업 입장에서 악재"라며 "취임 직후에 환율조작국 지정, 보복 관세가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무역 관련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 취임일 이후 미국 증시는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미국 대통령 취임일 이후 20일 후가 가장 낮았다. 통계적으로 공화당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는 취임식 20일~40일 뒤 저점을 형성했고 민주당 대통령 취임 후에도 약 30일 뒤 저점을 형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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