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 사진제공=픽사홈페이지 캡처
프리챌을 창업했던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장은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기술만 믿고 경영을 몰랐던 점을 꼽았다. 그는 한 스타트업 특강에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업에 대한 사명감부터 가져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단지 돈과 권력을 위한 창업이라면 그것은 사업이 아닌 장사입니다. 자신의 사업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사업 목적을 계속 추구할 의지가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사업의 성공은 투자유치나 안정적 이윤 창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목적의 지속적인 달성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그는 “누가 회사의 주인이 되든 사업 목적을 직원들과 함께 성취하려고 할 때 존재의미가 있다”며 창업자는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에 앞서 경영을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돈 벌기 위해 억지로 개발하니 발전이 없었다. 빨리 이 시기가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속했지만 악순환에 빠질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내 사업, 진정한 나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다시 새로운 창업에 도전한 박 대표는 “창업에서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일 뿐이다.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픽사(Pixar) 역시 ‘영화를 만든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잊지 못할 등장인물과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개발한다’고 말했다. 픽사는 후자가 훌륭한 목적인 셈이고, 그 목적을 늘 상기하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목적이란 단지 이윤 추구를 넘어선 기업의 존재 이유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목적이 체화된 조직 구성원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이는 장기적 성과 창출과 지속가능경영의 가능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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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런 큰 기업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목적, 이념을 정하는 일은 소규모 사업이나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에서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는 ‘목적의식’에 대해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 젊은이가 질문했다. “젊을 때 겪는 경험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궁극적 보상을 받을 때까지의 과정에서 겪는 어렵고 빈곤한 시절들을 말이지요.” 케빈 스페이시는 우선 이렇게 대답한다. “보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외부 어디에도요. 보상의 유일한 위치는 이곳(가슴)입니다. 당신만의 느낌, 당신이 성취하고 싶은 것, 그리고 당신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빈곤할 수도 있는 풍요로울 수도 있는 나날들…….” 그러고 나서 그의 생각을 가슴으로 풀어나간다.
“저는 젊은이들이 목적의식 없이 헤매는 광경을 자주 봅니다.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말이죠. 원하고, 야망을 가지며, 성공을 갈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그것들은 욕망일 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왜 그 일을 하는지 이해하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력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의 존재목적 달성을 위해. 당신이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이 가진 특정한 재주가 개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소중히 여길 만큼 가치가 있는 당신만의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이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말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왜 그 일을 하는지 이해하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력을 바칠 수 있다면, 그리고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말처럼 ‘Why’가 뚜렷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다면 개인이나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든 성공은 이미 보장된 것이 아닐까.
훌륭한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완전히 다다른다는 것은 요원하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무언가에 완전히 다다르는 ‘완성’이란 있을 수 없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도 정복할 수 없는 목적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는 한 디즈니랜드는 완공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