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SK하이닉스의 비중이 25.2%(지난해 말 기준)로 높은 게 상승세를 이끌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말 이후 주가가 62%나 올랐다. 구성비율 6.4%인 원익IPS와 4.8%인 AP시스템 등도 지난해 모두 크게 오른 종목이다.
최근 반도체 관련 종목의 흐름이 좋은 이유는 스마트폰과 PC, 일반 가전제품에서 벗어나 스마트카,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관련 시장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반도체 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년보다 10% 늘어난 853억달러(약 10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 반도체 관련 기업 대표는 "전체 반도체 시장은 최근 10년 간 30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업계에선 한 번 더 약진할 시점이 왔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전체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의 호조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년간 38.2%나 올랐다. 지난해 2월 20달러대였던 엔비디아가 12월 100달러를 넘어서며 전체 지수를 이끌었다. 미국에서의 반도체 지수 호조가 국내 투자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DDR3 4Gb(512M) 반도체의 경우 최근 3개월간 가격이 약 60%나 올랐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것도 관련 장비주의 호조를 이끌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시장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른 환율 상승도 수출 중심인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도 메모리 칩 가격 강세와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전망이 추가로 상향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