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하마 토시히로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박경담 기자
지난 달 13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만난 나카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 수석이코노미스트에게 소비절벽 원인을 질문하자 먼저 이같은 답이 돌아왔다. 일본 경제 불황기인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면서 개인과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는 '디플레이션 마인드'가 전 사회적으로 퍼진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디플레이션 마인드는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물이다. 그는 "1990년초 일본 주식과 부동산이 폭락하고 물가가 떨어지면서 소비자는 소비를 미루기 시작했다"며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지원받아야 할 고령층은 늘고 지원해줘야 할 젊은층은 줄어 사회복지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블 붕괴 이후 기업은 인건비 감소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늘렸다"며 "젊은층은 임금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몰려 있어 소비여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베정부가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꼴인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동일노동·동일임금' 지침을 지난달 공개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나카하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과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동시에 닥친 한국은 디플레이션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기업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정책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