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부터 야외 노래방까지…촛불 광장 즐기는 시민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6.12.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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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 송년회도 거리에서…노래부르고 춤추고, 추모하고 '진지한 축제'

10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 문화제에 참여한 개와 견주 강환능씨(오른쪽)/사진=방윤영 기자10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 문화제에 참여한 개와 견주 강환능씨(오른쪽)/사진=방윤영 기자


'개들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차기대선주자견 두부'

개까지 광화문광장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튿날인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한 편에서 하얀색 대형견 '두부'는 이같이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집회에 참여했다.

견주 강환능씨(65)는 "(기막힌 정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개를 데리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재치있는 문구를 목에 건 개가 출현하자 시민들은 너도나도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이날 오후 6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아리랑 목동'을 '하야가'으로 개사한 싱어송라이터 임한빈씨(가운데)가 무대로 개조한 1톤 트럭에서 노래를 불렀다./사진=방윤영 기자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아리랑 목동'을 '하야가'으로 개사한 싱어송라이터 임한빈씨(가운데)가 무대로 개조한 1톤 트럭에서 노래를 불렀다./사진=방윤영 기자
광화문 근처에는 적재함을 무대로 개조한 1톤 트럭이 등장했다. 서울 민족예술총연합에서 준비한 이 무대에는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올라와 탄핵 가결을 기념하며 노래를 불렀다.



키보드와 기타, 앰프 등 음향시설를 준비한 주최 측은 신청곡을 받아 연주했다. '개똥벌레', '깊은 밤을 날아서' 등 노래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춤을 추며 흥을 더했다.

특히 '아리랑 목동'을 '하야가'으로 개사한 싱어송라이터 임한빈씨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임씨는 드라마 '시크릿가든' 배경음악 '나타나'와 '하야가'를 불렀다.

시크릿가든은 박 대통령이 여주인공 이름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 병원에 드나들었다는 보도가 나와 유명세를 다시 타고 있다. 하야가는 매 집회마다 등장하는 노래 중 하나다.


임씨는 "다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부산 집회에서 '아리랑목동' 노래 가사를 '하야'로 바꿔 부르는 영상을 보고 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문회 겸 송년회를 광장에서 여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대 민주동문회 소속 동문 30여명은 광화문 광장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서울대 동문 비상시국행동 집행위원인 김경중씨(60)는 "그동안 동문들이 모여 시국선언 2번 하고 성명을 4번 냈다"며 "오늘 끝나고 탄핵 기념 동문회 겸 송년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일 오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 문화제에 참가한 한 시민이 크리스마트 트리와 인형을 거리 한켠에 마련했다. 시민 김선근씨는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설명했다./사진=방윤영 기자10일 오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범국민행동'(7차 촛불집회) 문화제에 참가한 한 시민이 크리스마트 트리와 인형을 거리 한켠에 마련했다. 시민 김선근씨는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설명했다./사진=방윤영 기자
세월호에 희생된 아이들을 기리는 시민도 있었다.

김선근씨(54)는 광화문 앞 거리에 작은 크리스마스트리와 노끈으로 만든 배, 인형 등을 마련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내 딸아이도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아이들과 나이가 같아 남 일 같지 않았다"며 "노란 배는 아내가 노끈으로 한 땀 한 땀 짜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에 연루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경락 경위를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고인의 매형이라고 밝힌 한청명씨(59)는 "처남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과정을 규명하고 탄원서를 제출하고자 서명을 받고 있다"며 "오늘만 시민 500여명이 서명에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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