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방문했던 트럼프, "골리앗 한번 올라가 봅시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6.11.10 16:38
글자크기

18년전 의전 담당, 임문규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트럼프, 호탕하고 한량 같은 스타일"

1998년 6월5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오른쪽 두번째)에게 임문규 당시 대우조선해양 생산담당 상무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1998년 6월5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오른쪽 두번째)에게 임문규 당시 대우조선해양 생산담당 상무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도널드 트럼프, 한량 스타일이면서도 예의는 지키더라"

임문규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66)은 1998년 옥포조선소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임 전 부사장은 "당시 일요일이었는데 대우그룹 비서실에서 '중요한 회장님 손님이 내려간다'고 연락 받았다"며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자 부동산업을 하는 분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임 전 부사장은 "도널드 트럼프를 보자마자 첫 느낌은 '잘생겼다'는 것이었다"며 "부인과 아들도 데려왔는데, 부인도 늘씬하고 배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대우트럼프월드' 투자 협의를 위해 방한했으며 두번째 부인인 배우 출신 말라 메이플스, 첫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대동했다.



임 전 부사장은 "도널드 트럼프는 느낌이 점잖은 편은 아니고 한량 같은 스타일인데, 키가 크고 잘생기고, 말도 거침 없이 시원시원하게 하던 게 기억 남는다"며 "그러면서도 예의는 딱딱 지키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30분간의 옥포조선소 홍보영상을 관람한 뒤 1시간30분 가량 조선소 전체를 둘러보는 야드 투어를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차량을 타고 조선소 내부를 이동하던 중 100m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을 본 뒤 '한번 올라가보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다. 해당 크레인은 높이 100m, 길이 180m, 처리중량 900톤 규모다.



임 전 부사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건설업도 관여해봤지만, 조선업 현장 규모와는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며 "골리앗 크레인은 높이도 엄청나게 높고 바람 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올라가기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트럼프는 엘리베이터 탈 때부터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전혀 겁내지 않고 '원더풀' '어메이징'을 연발하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임 전 부사장은 "도널드 트럼프는 상대방과 말할 때 손짓 등 액션도 연예인들처럼 크게 하면서 감탄할 때마다 '그레이트'를 연발했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사장은 미국 대선 과정을 보면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보도를 볼 때까지만 해도 '그때 그 사람'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에 도널드 트럼프와 제가 함께 찍힌 사진을 아들이 전송해줘서 보니 당시의 기억이 났다"며 "옥포조선소는 당일에만 헬리콥터를 이용해 들르고, 전북 군산 대우자동차 공장으로 갔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옥포조선소 생산담당 임원(상무)이었던 임 전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 법인 대표를 역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