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고혈압 치료제로 예방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6.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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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서울대 교수팀 주도…“칼슘채널 차단제, 효과적인 폐암 예방제 될 것”

이호영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팀이 흡연과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폐암 발생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고혈압 치료제를 이용한 폐암 예방법을 23일 제시했다.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이다. 담배에 함유된 발암 성분이 폐 상피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도하고 발암 신호전달을 활성화시켜 폐암을 유발한다. 비흡연자는 대기오염이나 생활매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만성 스트레스도 각종 암의 원인으로 여겨진다.

이호영 서울대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이호영 서울대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먼저 흡연과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에서 폐암 생성이 촉진됨을 확인한 뒤 고혈압 환자들이 복용하는 ‘칼슘채널 차단제’를 임상에 적용, 폐암 예방법 연구를 시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담배 유래 발암원과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전압개폐 칼슘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온다. 전압 개폐 칼슘채널은 세포막 전압에 따라 열리고 닫히면서 칼슘을 통과시키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문을 뜻한다.

들어온 칼슘으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2가 세포 밖으로 배출되면, 세포의 성장 및 암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진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폐 조직 상피세포를 암세포로 형질전환 시킨다.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는 인슐린과 유사한 구조를 지니는 단백질로 세포의 성장 및 생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사람 폐 상피세포와 쥐에 칼슘채널 차단제를 처리했다. 그러자 세포 내 칼슘 유입,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2의 세포 유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의 활성화가 억제됐다. 또 이들 요인이 유발하는 폐 상피세포의 형질전환, 폐 암세포 생성도 대폭 감소됐다. 이는 칼슘채널 차단제가 폐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뜻한다.

이 교수는 “칼슘채널 차단제는 향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폐암 예방제로 거듭날 것”이라며 “폐암 예방법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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