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미약품 미공개정보, 男女관계서 유출 정황"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10.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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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여직원, 남자친구에게 흘린 의혹…"사실관계 확인되진 않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17일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과 관련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장부와 서류 등이 담긴 박스들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17일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과 관련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장부와 서류 등이 담긴 박스들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한미약품 (329,000원 ▼13,000 -3.80%) 미공개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연인관계에서 해당 정보가 흘러간 정황을 파악했다. 한미약품에 다니는 여직원이 외부 남자친구에게 정보를 유출한 의혹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한미약품 직원 김모씨(27·여)와 김씨 남자친구 정모씨(27)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금융사 13곳을 압수수색할 때 정씨의 서울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한미약품 계약 담당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씨는 일반 회사원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남녀관계로 한미약품 계약 파기 정보가 흘러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는 없지만 일단 유출 의혹 자체는 있어서 수사 대상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은 공매도 관련 수사"라며 "지금까지는 김씨가 유출한 정보가 남자친구를 통해 공매도 세력으로 넘어갔다든지 하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17일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틀만인 19일에는 금융사 13곳을 압수수색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공매도 투기 등 혐의거래 전반을 살피겠다는 의도다.


검찰은 한미약품이 항암제 수출 계약 파기 악재를 공시한 지난달 30일 쏟아져 나온 공매도 물량을 포함한 거래내역을 확보 중이다. 공매도는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보유하지 않은 주식·채권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고 차익을 얻는 식이다.

당일 개장 이후 29분 뒤에야 악재 공시가 나왔고 그사이 공매도 물량이 대량 나온 만큼,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바탕으로 소환대상과 입건자 선별에 착수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29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지난해 7월 맺었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의 악재를 공시했다. 해지 사유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폐암치료제 '올무티닙' 임상 진행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이 장 시작과 함께 악재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늑장공시 의혹이 나왔다. 악재공시 직전 30일 한미약품 공매도 물량의 절반가량인 5만471주가 쏟아져 나왔다.

일부 증권가 커뮤니티에선 공시 직전 한미약품 수출계약 파기와 관련한 대화가 오간 내역이 떠돌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 미공개정보의혹에 대한 조사결과 범행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보고 13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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