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던 강남 재건축 '웃돈' 실제 알고 보니…"밑지고 팔기도"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6.10.19 05:01
글자크기

올해 전매제한 풀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 실거래가 분석

'로또'라던 강남 재건축 '웃돈' 실제 알고 보니…"밑지고 팔기도"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기대돼 '로또'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권이 실제론 분양가격보다 낮거나 소폭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와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SK뷰' 84㎡(이하 전용면적)는 전매제한이 해제된 지난 3월부터 10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929만원에 달했음에도 평균 50대 1이 넘는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분양 당시만 해도 강남 8학군으로 대표되는 대치동 학원가가 가까워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 채당 13억~13억2000만원에 분양됐던 전용 84㎡ 분양권(2층)이 지난 3월 12억722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보다 3000만~5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이후 13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다 지난 7월 6층이 14억810만원에 거래된 것이 최고가였다. 층과 향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당초 예상했던 수억원의 웃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10~11월 분양했던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분양가가 14억1600만~14억3700만원인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삼호가든4차 재건축)' 84㎡형의 경우에도 분양한지 1년이 넘었지만 분양권 실거래가는 13억9900만~15억2000만원을 오간다.

오히려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계약한 지 1년 이내에 분양권의 경우 파는 사람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양도차익의 55%를 내야 하니 전매 차익은 훨씬 더 줄어든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서초2차 재건축)'나 '반포래미안아이파크(반포한양 재건축)' 단지들도 양상은 비슷하다. 분양가가 워낙 높았던 탓에 분양권 거래가격이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수준이다.

다만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송파 헬리오시티'는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고 가격 상승폭도 큰 편이다. 국내 최대 규모(총 9510가구) 재건축 단지인데다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가격이 잇따라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싸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 84㎡ 분양권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지난 6월 이후 125건이 거래됐다. 분양가는 8억6000만~8억9000만원 선이었는데 9월 들어 9억5000만~9억6500만원 선에서 실거래되는 모습이다. 6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은 것이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저금리로 인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재건축 단지로 몰리고 있다"며 "다만 시장이 과열될 경우 정부가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책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