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기업 맞붙은 신규면세점 입찰전…불붙은 '랜드마크' 전쟁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6.10.07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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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3차대전'글로벌 리조트 스파' '초고층타워' 'IT체험형 면세점' 등 다양한 콘셉트 제시

5대기업 맞붙은 신규면세점 입찰전…불붙은 '랜드마크' 전쟁


5개 대기업이 신규면세점 입찰에 승부수를 던지고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랜드마크' 조성안을 내놓고 관광인프라 개발에 의지를 드러내 화제다.

◇'대형 리조트' '초고층타워'…화려한 '관광명소' 계획안=지난 4일 신청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호텔롯데,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는 사업계획서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훌쩍 넓어진 면세점 규모와 특화된 콘셉트를 비롯 화려한 관광인프라를 조성하는 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SK네트웍스 (5,090원 ▼450 -8.12%)의 워커힐면세점은 '대규모 리조트 스파' 조성에 나서 향후 5년간 지역사회 관광인프라 확충, 시설투자에 6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워커힐 호텔, 카지노 등과 연계해 '큰 손' 고객을 유치하고 싱가포르, 마카오의 고급 휴양지를 앞서는 랜드마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리조트 내에 170m 길이 인피니티 풀을 비롯해 온천수가 흐르는 실내외 수영장, 자연친화적 계단형 가든 스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원 전망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워커힐면세점 관계자는 "워커힐 리조트 스파는 2년 내 완공 예정으로 세계 관광객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머스트고플레이스'(Must Go Place)로 만들고, 이와 함께 면세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연내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를 거대한 랜드마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월드타워 내 아쿠아리움, 멀티플렉스, 롯데월드어드벤처 등과 연계해 최대규모 관광 허브를 구축하고 석촌호수에 123m 높이 거대 음악분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가장 넓은 연면적 1만8000㎡ 규모의 면세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월드타워 완공시 3만㎡으로 '초대형 면세점'을 구현해 관광명소화 할 계획이다.

◇유통강자 대거 참여, 평가기준 '첫 공개'…'한끗차 득점' 전쟁 = HDC신라면세점은 'IT 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이라는 특화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충분히 활용해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을 국내 유통 업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빅데이터 활용) 기술도 선보여 매장 자체를 '명소화'한다. 1층 면세점 로비에는 6m에 이르는 홀로그램 영상과 미디어월, 디지털 사이니지 등 첨단 IT시설이 들어서며 각 층별로 기술과 유통이 결합된 각종 디지털존을 설치할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IT강국 위상과 한국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면세점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면세점 자체를 하나의 명소로 만들어 자유 여행을 추구하는 강남지역 개별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에 지하 6층 규모 42만㎡ 넓이의 대규모 지하도시를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관광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무역센터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월(wall)을 설치하고,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 등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반포동 센트럴시티 일대에 면세점을 두고 도심형 쇼핑테마파크를 구축한다. '랜드마크'를 뛰어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남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을 목표로 관광프로그램, 시설물 조성 등의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규면세점들이 이처럼 대규모 랜드마크 조성에 사활을 거는 것은 3개 사업자 선정에 실력있는 유통기업 5곳이 참여하며 '한끗차'로 성패가 갈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평가기준 1000점 중 관광 인프라 등 환경요소와 기업이익 사회 환원이 각각 150점을 차지하는 만큼 돋보이는 랜드마크를 만들어 타 업체를 압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평가기준이 공개되고, 유통 강자들이 모두 뛰어들게 되면서 '인상깊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며 "각 업체들이 숨겨둔 전략들도 있는 만큼 특허심사위원회가 열릴때까지 '콘셉트 전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랜드마크 투자가 실현되면 국내 관광콘텐츠가 풍성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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