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골칫덩이 ATM 못 줄이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6.09.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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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난해 말 대비 471개 감소…지방은행 132개 증가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등이 확산되며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줄이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ATM을 늘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지방은행의 ATM 숫자는 5312개로 지난해 말보다 132개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DGB금융그룹 대구은행이 1645개에서 1723개로 78개 늘었다. BNK금융그룹 경남은과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 각각 68개, 3개가 증가했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과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 ATM 숫자가 각각 1개, 15개 줄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의 ATM 숫자는 올 상반기 2만9249개서 2만8778개로471개 줄었다. 우리은행이 243개로 가장 많이 줄었고 국민은행도 148개가 축소됐다. 시중은행들이 ATM을 줄이는 이유는 산출되는 이익보다 유지 비용이 더 많아 손해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ATM 한 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유지·보수비용은 연평균 700만~1000만원으로 연간 운영손실이 166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ATM 이용도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비대면 자금이체 거래건수 중에서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CD/ATM기기 이용 비중(37.9%)을 사상 처음으로 역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이 거래건수에 비해 과다하게 설치 운영되는 경향이 있어 이용 빈도에 맞게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전체 ATM 수가 감소했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ATM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도 적자가 나는 ATM이 골칫덩이다. 하지만 지방은행 특성상 농어촌 등 소외된 지역이나 고령층이 많은 지역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ATM을 쉽사리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민들을 상대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ATM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인터넷뱅킹이 어려운 고령층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특히 ATM이 필수”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현금 출금만 가능한 오래된 CD기를 정리하면서 돈을 더 들여 ATM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ATM이 늘었다. 비용이 부담됐지만 지역민들의 민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며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향후 고령층 고객기반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고령층 고객의 편의를 위해 ATM을 급격히 줄이기보다 최소한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을 교육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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