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매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KG그룹 컨소시엄은 26일 "한국맥도날드의 과도한 인수조건을 수용할 의사가 없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며 입찰포기 의사를 밝혔다. CJ가 지난 14일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데 이어 KG그룹 컨소시엄의 포기 선언으로 매일유업 컨소시엄이 단독 후보자로 남은 셈이다.
매일유업은 오너 일가인 김선희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입찰제안 발표)을 했을 정도로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의 지분비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매일유업이 2000억~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이달 말 합병하는 '맥킴'과 합산 기준)는 지난해 매출 7084억원을 올렸지만 13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실적만 놓고 보면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다. 하지만 전국 430여개 매장과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 등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매일유업은 그동안 한국맥도날드에 빵, 양상추 등 식자재를 공급해 온 만큼 이번에 사업권을 확보하면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 중간 마진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계열사 공급 확대를 통해 실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출산 여파로 핵심사업인 흰우유 수요가 매년 줄고 있는 것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뛰어든 근본적 이유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흰우유 시장은 2013년 1조107억원에서 2014년 9950억원, 2015년 9449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를 비롯해 파스타·피자 전문점 '살바토레 쿠오모' 등이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서울 중심가에 73개 매장을 운영 중인 커피전문점 '폴바셋'은 연 매출이 500억원에 달하는 대표 사업이다.
하지만 모두 직영 체제를 고수하는데다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않아 외식사업 비중은 높지 않다. 지난해 기준 매일유업 전체 매출에서 외식사업 비중은 5% 수준이다. 스시전문점, 이자카야 사업에서 철수했고 2011년 론칭한 수제버거 '골든버거 리퍼블릭(GBR)'도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이번에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면 매일유업은 유업체에서 종합식품·외식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 역시 외식업 경험이 있는 매일유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는 가맹점 비율이 30% 안팎에 불과해 직영사업 경험이 풍부한 매일유업이 파트너가 될 경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만 한국맥도날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본사가 원하는 로열티를 주고도 이익을 낼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