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모인 삼성 에이스, 밤샘 '아이디어 마라톤' 성과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6.09.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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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개최… 23~24일 서초 삼성 금융캠퍼스서 1박 2일

지난 23~24일 1박2일 동안 서초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삼성 전 계열사로부터 약 180명의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참가해 직급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겨루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지난 23~24일 1박2일 동안 서초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삼성 전 계열사로부터 약 180명의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참가해 직급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겨루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친구들 간에 저녁내기 게임을 하면 진 사람의 카드에서 오늘 밥값이 삼성페이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아이디어명 '내가 너 이긴다')



#인체에 센서를 부착하고 자세를 취한 뒤 스마트폰 앱을 실행시키면 현재 내 자세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뿐더러 다양한 자세교정 정보를 제공해준다.(아이디어명 '똑바로 살아라')


1박 2일 동안 진행된 삼성 그룹 내 아이디어 대회에서 번뜩이는 참신한 '작품'들이 쏟아졌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부터 24일 오후 5까지 총 22시간에 걸쳐 서초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삼성 전계열사 임직원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이 행사는 2013년 처음으로 열렸으며 반기별로 한 차례씩 진행중이다. 최근 삼성이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기 위해 창의와 자율 문화를 강조하면서 사내 전통행사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해커톤이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며칠씩 몰입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이벤트다.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사내 행사로 유명세를 탔는데 '좋아요' 버튼도 해커톤에서 발굴된 아이디어다.


삼성 그룹에서 이 행사가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하드웨어 기술 기반의 개발자 회의의 성격이 짙었다. 이후 '창의 문화 확산'이라는 취지에 맞게 더 다양한 직군과 직종에서 여러 의견을 모아보고자 지난해 상반기부터 참가자 자격이 확대됐다.

이번 행사에도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SDS·삼성SDI·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전기·삼성서울병원 등 총 17개 관계사에서 18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달 말 사전 미팅을 통해 삼삼오오 팀을 꾸렸으며 총 35개팀이 해커톤에 진출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20대 신입사원은 물론 경륜을 갖춘 50대 부장급 간부직원이 한 팀이 돼 직급에 상관없이 후드티에 슬리퍼를 착용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업무의 범주에서 벗어난 행사이기 때문에 따로 급여가 주어지지 않는데도 전라남도 광주나 경상남도 거제에서 비행기를 타고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행사의 큰 테마는 '아이디어 믹스 파티'. 즉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과 파티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참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커톤의 세부 주제는 '핀테크+헬스+IT+따뜻함'으로 주어졌다.

창의적 자극을 주고받는 놀이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 행사 목적인만큼 수상작은 모두 별도의 심사위원 없이 참가자간 투표로 뽑았다. 각 팀이 100초간의 프레젠테이션 후 부스를 만들어 서로의 아이디어를 둘러본 후 투표를 하는 형식이다.

지난 23~24일 1박2일 동안 서초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삼성 전 계열사로부터 약 180명의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참가해 직급에 상관없이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겨루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지난 23~24일 1박2일 동안 서초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8회 삼성 블루핵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삼성 전 계열사로부터 약 180명의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참가해 직급에 상관없이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겨루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그 결과 은행이나 AS 센터 등에서 고객들의 대기동선을 최소화해 줄 수 있는 앱 '대시아워'와 벽을 타고 오르는 드론을 활용해 화재 발생시 효과적으로 소화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삼성가디언' 등 총 4개 팀이 우수 아이디어 상을 받았다.

이밖에 재미를 접목한 신개념 친목 서비스 '내가 너 이긴다'와 음식점 메뉴판에 있는 메뉴 이미지가 아닌 실제 나오는 메뉴 사진을 보여주는 '쇼미더메뉴' 등 또다른 4개 팀이 엉뚱 아이디어에 채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간에 나온 거친 아이디어였지만 재미있고 통찰력있는 생각들이 돋보였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개발과 디자인, 서비스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다 해커톤 단골 참여자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삼성은 해커톤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사내 벤처육성 프로그램 'C-랩' 과제로도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성이 인정된다면 외부 창업으로도 이어지는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셈. 향후 산학 연계방안을 검토해 전계열사를 넘어 대학생 등 외부 참가자 참여도 더욱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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