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비급여 진료..다이어트도 실손보험 청구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권화순 기자 2016.09.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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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위협하는 건강보험 비급여]<4>-② 엔드볼, 하이푸 등 수백만원짜리 비급여 진료 성행

진화하는 비급여 진료..다이어트도 실손보험 청구


일부 병원의 비급여 진료 ‘장사’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근골격계 통증을 손으로 주무르는 등의 요법으로 치료한다는 도수치료가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대거 시행되면서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되자 실손보험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비급여 진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시경을 통해 위에 풍선을 넣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엔드볼’ 시술이 대표적이다. ‘엔드볼’ 시술은 기존에 내과에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위 절제술을 대신해 수술 없이 진행하던 것인데 최근에는 정형외과에서도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엔드볼’ 시술은 400만~500만원 짜리 고가의 진료로 통상 다이어트 등 미용 목적이면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지만 비만 치료에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면 가능하다.

수술 없이 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하이푸’ 시술도 최근 성업 중이다. ‘하이푸’ 전문병원을 차려 놓고 산부인과와 연계해 환자를 소개받는 식의 영업도 이뤄진다. ‘하이푸’ 시술의 가격은 100만~600만원대까지 병원별로 천차만별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의 비급여 진료가 일부 병·의원의 주요 수익원이 되면서 병원이나 전문 진료과별 특성과 무관하게 돈이 되는 비급여 진료에 집중하는 이른바 ‘비급여 전문병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아예 ‘비급여 패키지’를 만들어 도수치료를 받으면 지방분해나 쁘띠성형(필러나 보톡스 등을 이용한 시술), 피부 관리까지 해주는 식으로 의료쇼핑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급여 진료에 집중하는 병원이 성행하면서 비급여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하지 않는 방법을 컨설팅해주는 이른바 ‘메디컨설팅’까지 등장했다. 메디컨설팅사는 최근 실손보험급 지급이 급증하며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되자 비급여 진료에 특화된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활발하게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병원의 비급여 진료 항목을 분류한 후 보험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을 찾아내 진단서나 처방전에 다른 진료 코드명을 적으라고 알려주는 식으로 환자가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하지 않도록 컨설팅해준다”며 “보험금 지급 심사를 어떻게 통과할 수 있는지는 물론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한 환자의 민원에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코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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