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오늘…'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5명 시신발견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6.09.2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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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11년 전 실종된 초등생 5명 주검으로 발견,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사회적 충격'

14년 전 오늘(2002년 9월26일)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아이들 5명의 시신이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실종미아찾기본부에 모인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부모들. /사진=이명근 기자14년 전 오늘(2002년 9월26일)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아이들 5명의 시신이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실종미아찾기본부에 모인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부모들. /사진=이명근 기자


14년 전 오늘…'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5명 시신발견
"개구리(도롱뇽 알) 잡으러 간다"던 아이들 5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11년6개월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군·경 50만명이 투입되고 전 국민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아이들은 집에서 멀지 않은 야산에 묻혀 있었다.

14년 전 오늘(2002년 9월26일)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으로 알려진 대구 성서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아이들 5명의 시신이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됐다. 도토리를 주우러 간 시민이 유골 4구와 신발 5켤레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1991년 3월26일 사라진 △우철원(당시 13세, 1979년생) △조호연(당시 12세, 1980년생) △김영규(당시 11세, 1981년생) △박찬인(당시 10세, 1982년생) △김종식(당시 9세, 1983년생)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우리 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2002년 뜨거웠던 한·일 월드컵에 이어 추석(21일) 연휴를 마치고 일상에 복귀하자마자 전해진 소식이었다. 아이들은 5·16군사정변으로 중단됐던 지방자치제 부활로 시행된 기초의원 선거 휴무일 사라져 11년 만에 주검이 돼 부모 품에 안겼다.



사건발생 초기 당시 노태우 대통령 지시로 대구지방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지고 막대한 수색인력과 현상금 4200만원까지 걸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초기 경찰의 미흡한 수사가 문제되기도 했다.

특히 수년간 담배·전화카드·엽서와 비디오테이프 등을 비롯해 전국에 수백만장에 달하는 수배전단이 뿌려졌고 연일 각종 신문·방송에 보도되고, 노래까지 만들질 정도로 국가적 관심을 받았지만 코 앞에 묻힌 아이들의 시신 조차 찾아내지 못한 상실감이 컸다.

부검 결과 타살로 결론났지만 시간이 흐른 탓에 둔기·흉기로 인한 범행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총살·암매장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은 아이들이 제 집처럼 드나드는 와룡산에서 길을 잃고 저체온으로 사망원인을 밝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간이 없었다. 어른들의 관심은 멀어진 사이 공소시효가 4년 앞으로 다가온 시기였다. 11년 만에 재수사가 이뤄졌지만 이렇다 할 수사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끝났다.

범인이 잡힌다 해도 처벌할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이 사건은 경기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군 유괴 살해사건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공소시효 만료 1년 전부터 개구리 소년 유족들은 '공소시효 연장·폐지'를 촉구했지만 당시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난해야 폐지됐고 2000년 8월 이후 사건까지만 소급적용됐다.

마무리되지 못한 사건은 가족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겼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사건의 전말이라도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있다. 고 박찬인군의 아버지는 올해 3월 열린 '개구리 소년' 25주기 추도식에서 "진상규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은 아이들이 사라진 매년 3월26일 시신이 발견된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추도식을 지내고 있다.

이 사건은 1992년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과 2011년 '아이들...' 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2003년 '개구리소년'(MC스나이퍼)이란 노래가 나왔고 2005년 '아이들은 산에 가지 않았다'(김가원 저)는 소설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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