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과일맛 과자 계보, '요리맛'이 잇는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6.09.2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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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치킨·타코야키·짜왕 등 익숙한 간식, 과자에 접목해 '친숙함+신선함' 동시에 만족

#박준상(가명·28)씨는 편의점에서 '김치찌개맛' 감자칩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구매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찾아보니 이미 밥 비벼먹는 과자로 유명세를 탄 터. 박씨도 레시피대로 흰 밥에 참기름, 과자를 비벼서 먹었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그는 "감자칩의 고소함과 김치찌개맛이 밥과 잘 어우러져 후리가케(주먹밥가루)를 뿌려먹은 느낌이었다"며 "맛도 괜찮고 먹는 재미도 있어서 앞으로도 사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니버터·과일맛 과자 계보, '요리맛'이 잇는다


제과업계가 허니, 과일맛에 이어 요리맛에 빠졌다. 소비자들이 잘 아는 맛이라 친숙하면서도, 과자로는 선보인 적 없어 신선함을 동시에 줄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26일 GS25는 오리온 (14,120원 ▼70 -0.49%)과 손잡고 선보인 PB(자체브랜드)과자 '유어스 스윙칩 오모리김치찌개'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아 함박웃음이다. 출시 한 달(8월19~9월20일)만에 2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GS25 내 인기 감자스낵 5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지용 GS25 쿠키스낵MD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많은 고객에게 익숙한 김치찌개맛을 감자스낵에 접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 CU에서도 요리맛 과자는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타코야키볼', '오코노미야끼칩', '포테토칩 짜왕·맛짬뽕맛', '고래밥 양념치킨맛' 등 요리맛 과자 8개 제품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 8월 7.4%, 9월(1~22일) 9.0%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리온 역시 올 3월 출시한 '스윙칩 간장치킨맛'의 6개월 누적 매출이 120억원을 뛰어넘어 쾌재를 부르고 있다. 통상 제과업계는 월매출 10억원 이상 제품을 히트상품으로 여긴다.

'스윙칩 간장치킨맛' 인기에 힘입어 추가로 내놓은 '고래밥 양념치킨맛'도 출시 한달 만에 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고래밥에 신제품 효과가 더해지면서 오리온 고래밥은 지난 8월 매출액 30억원을 달성, 역대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허니버터·과일맛 과자 계보, '요리맛'이 잇는다
해태제과(해태제과식품 (5,310원 ▲50 +0.95%))는 지난 2월 출시한 '타코야키볼'이 월매출 20억원 수준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자 지난 6월 '오코노미야키칩'에 이어 이달에는 '신당동떡볶이 간장치킨맛'을 출시했다. 크라운제과 (5,990원 ▲40 +0.67%)는 지난달 '떡꼬지'를 내놨다.


제과업계를 휩쓴 '요리맛' 열풍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움과 친숙함을 동시에 주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허니버터칩' 이후 '소비자 입맛은 변하지 않는다'는 제과업계의 오랜 법칙은 깨졌다. 기존에 없던 '짠단(짠맛+단맛)'을 내세운 신제품도 히트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제과업계는 새로운 맛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에게 친숙하면서 과자로는 시도된적 없는 다양한 맛과 소재들이 제품에 접목되고 있다. 독특한 신제품일 수록 체험해보려는 고객이 많아 초기 매출이 좋다는 점도 '요리맛'을 선호하는 이유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요리맛 과자는 평소 즐겨먹던 음식, 간식을 과자로 구현해 신선하면서도 친숙하다"며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에 대한 갈증이 많은데, 요리맛은 제과업계의 신제품 고민을 덜어주는 효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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