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따라간 '119 아저씨'…학생 256명 살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6.09.14 09:30
올해 상반기 119 구조대원 88명, 학생 3856명과 '수학여행' 동행…8명 응급이송 하는 등 '맹활약', 만족도 90.6%
수학여행에 동행한 119 구조대원이 부상당한 학생을 응급처치하고 있다./사진=서울시 #. 지난해 10월 26일 낮 12시 5분. 상주터널 안에서 시너를 실은 터널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터널 안에는 영등포구 신대림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교사 70명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 옆엔 서울 119 특수구조단 소방장 2명이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사고가 나자 침착하게 학생들을 안정시킨 뒤 안전하게 대피를 도왔다. 1명이 중상을 입고 18명이 병원으로 이송될 만큼 큰 사고였지만 대원들의 활약 덕분에 학생들은 모두 무사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서울시가 수학여행에 119 구조대원을 동행케 한 이후 사전 안전점검부터 위급상황 구조까지 활약상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대원 88명이 학생 3856명의 수학여행에 동행해 총 256명을 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개 학교당 소방대원 2명이 따라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서울시내 학교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소방대원들을 동행하게 했다. 교사와 학생의 안전교육과 숙소 사전 안전점검, 위급시 긴급구조와 응급처치 등의 역할을 맡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이 위험할 경우 구조토록 하겠단 취지였다.
↑ 119 대원이 수학여행에 동행해 산행 전 몸풀기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올해 상반기 수학여행에서 119 구조대원이 동행한 결과 총 64명의 부상학생을 응급처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찰과상이 19명, 타박상이 18명, 출혈 15명 등이었다. 또 급작스런 두통과 체력저하 등 응급학생 84명에 대해선 약품을 제공하는 등 보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통과 고열 등 상황이 긴급한 학생 8명은 병원에 긴급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통이 3명, 고열과 두통이 2명, 그밖에 급성 알레르기 증상 등이 1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6월 23일에는 강화도로 수학여행을 간 지적장애가 있는 고등학생 환자가 장기자랑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119 대원은 응급조치를 한 뒤 긴급히 병원에 호송했다. 또 5월 25일엔 강원도 강릉 일대서 낙상으로 발목 부상을 입은 학생이 통증을 호소해 얼음찜질 등 응급 조치를 하기도 했다.
수학여행에서의 활약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서울시가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교직원·학생·학부모들은 설문조사에서 ‘수학여행 인솔교사 및 학생 사전 안전교육’은 90.9%. ‘버스, 숙박시설 사전 안전점검’은 94.2%의 만족도를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도 119 대원들을 수학여행에 동행해달란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호응도가 높다"며 "설문조사를 실시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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