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잘 선 네이버…길 못찾는 카카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6.08.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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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주가 양극화, 네이버 27%↑·카카오30%↓...당분간 지속될 듯

국내 인터넷기업 양대 산맥인 네이버(NAVER (182,400원 ▲1,700 +0.94%))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나 카카오는 지지대를 찾지 못하는 약세다.

네이버를 매수하고 카카오는 공매도하는 외국인의 상반된 투자 방식도 주가가 엇갈리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25일 네이버는 전일보다 8000원(0.99%) 떨어진 8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하락했으나 연초와 비교해 27.2% 올랐다. 지난 24일에는 연중 최고가(81만4000원)를 기록할 정도로 최근 흐름이 좋다.

반면 카카오 (48,600원 ▼500 -1.02%)의 현 주가(8만1000원)는 지난 1월 4일과 비교해 29.7%나 빠졌다. 이달 들어서만 10% 이상 주가가 내렸는데 여기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인 잘 선 네이버…길 못찾는 카카오


이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린 시각이 나오는 이유는 핵심사업에 대한 양사 경영전략에 차이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는 모바일 쇼핑·광고 등에 집중한 노력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중이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브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에 주력해 왔다.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업이다. 손에 들어오는 현금이 있는 네이버와 그렇지 않은 카카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린 셈이다.

특히 네이버는 72.7%의 지분을 가진 라인의 해외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 7월 15일 라인 상장 후 네이버는 12.4% 올랐다. 라인의 기업가치는 상장이 이뤄진 일본과 미국증시에서 10조2500억원 가량으로 인정받는다.


외국인들의 자금흐름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최근 3개월간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 5625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 결과 올해 3월 55%였던 지분율이 60%로 높아졌다.

반면 카카오는 3개월 간 외국인 순매도가 1100억원에 달했는데 상당부분이 공매도로 분석됐다. 지난 19일 기준 공매도 잔고는 3157억원으로 국내 상장사 중 4위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저평가 받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으로 보이는데 일례로 지난해 4분기 이후 광고매출이 역성장했다"며 "올해 2분기에도 전년대비 9.6% 감소한 성적을 내놓는 등 수익 창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카카오드라이브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O2O 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며 "O2O 사업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인데, 기존 캐시카우가 약해진 상황에서 신규사업마저 명확한 흐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아울러 카카오파킹, 카카오홈클린 등 신규 콘텐츠도 올 하반기부터 출시할 예정이어서 개발비 부담도 크다. 또 PER(주가수익비율)이 64배로 높은 것도 하락에 압력을 넣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 시장 내 주가 양극화 현상은 핵심 사업의 경쟁력과 전략차이에 따른 수익성 차별화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5.6% 높이고,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20% 하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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