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양매직 인수 예선, AJ '깜짝 1위'...2위 SK와 격돌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16.08.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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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 7개사 '적격'선정…렌탈업체 격돌, 매도측 "전략적 투자자 선호"

동양매직 화성공장 전경/사진제공=동양매직동양매직 화성공장 전경/사진제공=동양매직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자동차 렌탈업을 하는 AJ네트웍스 (4,865원 ▼255 -4.98%)SK네트웍스 (5,900원 ▼220 -3.59%)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가 나란히 '예선' 1, 2위의 성적으로 본선에 오르는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우세한 가운데 소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반전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거래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은 11일 치러진 예비입찰 결과를 토대로 AJ네트웍스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유니드, CJ 등 5개 전략적 투자자와 CVC캐피탈과 TPG 등 2개 재무적 투자자를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했다.

인수전에는 미국계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과 베인캐피탈은 물론 국내 대표사인 IMM PE와 VIG파트너스(인수주체 바디프렌드) 등 쟁쟁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했지만 이들은 이들은 대부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거래 관계자는 "매각 주체인 글랜우드가 입찰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사모펀드 운용사보다는 전략적 투자자에 우선순위를 줬다"고 설명했다.

동양매직은 과거 동양그룹에서 살아남아 2014년 7월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인 매직홀딩스에 2800억원에 인수됐다. 동양매직은 이 회사 출신 강경수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피인수 첫 해인 2014년 3543억원의 매출과 3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3903억원의 매출과 2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글랜우드와 NH PE는 재무적 투자자 대주주이지만 임직원들의 노력을 보상하고 가전렌탈 시장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 2년간 배당재원을 고객 계정 확대를 위한 선투자에 활용했다. 그 결과 2014년 30만 계정에 머무르던 렌탈 가입자수가 지난해 70만 계정을 넘어섰고, 올해 100만 계정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70만이 넘어서면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도 기존 가입자들로 인한 현금유입액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본선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예선에서 파란을 일으킨 AJ네트웍스와 국내 4대 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의 맞대결에 집중된다.

AJ네트웍스는 인수전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예선 평가에서 매각자 측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본선 자격을 얻었다. 이 회사는 2000년 렌탈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파레트 장비와 IT기기, 산업장비 임대로 성장한 B2B 전문 렌탈기업이다. 아주그룹 창업주 고(故) 문태식 회장의 3남인 문덕영 회장이 이끄는 중견사로 지난해 8월 상장했다.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 등 22사 관계사를 두고 있는데 이번 딜에는 계열사인 AJ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재무적 투자자 파트너인 SC프라이빗에퀴티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AJ네트웍스는 5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했으며, 각종 렌탈 사업을 해온 노하우를 통해 생활가전 렌탈과 사물인터넷 사업 확대계획을 제시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T렌탈 인수전에서 1조원 이상을 '베팅'하고도 롯데그룹에 패한 SK네트웍스의 권토중래 여부도 주목거리다. SK네트웍스는 지난 5월 SK그룹 가문의 장손인 최신원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직에 복귀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렌탈업에 관련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동양매직을 적정매물로 판단해 총력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KT렌탈 인수전에서 1조원 이상의 자금력을 보여준 터라, 임직원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 관계자는 "예선전은 구속력이 없는 예비입찰이라 본선에서 순위가 뒤집힐 수 있지만 현재 구도는 오너 경영자들이 있는 전략적 투자자들 사이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모습"이라며 "CVC 등 재무적 투자자 후보가 판세를 뒤집으려면 가격으로 모든 변수를 압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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