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부자들이 월 200만원씩 쏟아붓는 양로보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6.08.2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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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40대 월평균 저축보험 납입금 158만원, 은평·강북구의 5배..20대도 월 80만원 이상 납입

서울 강남부자들의 보험 재테크 비결은 양로보험(저축성 보험의 일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생명보험 가입자 150만명의 연령별·지역별 보험가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종신·연금·저축보험 전반적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보험료 납입 규모가 큰 가운데 양로보험을 포함한 저축성 보험의 경우 강남구와 다른 지역의 격차가 최대 5배까지 벌어졌다.



저축성 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높은데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만기에 적립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어 초저금리 시대에 강남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축성 보험은 대부분 최저보증이율이 2%대 후반이라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만기 때까지 연 2%대 후반의 금리는 보장받게 된다. 현재 팔리고 있는 저축성 보험은 거의 소액의 사망보험금이 포함된 양로보험이다.
[단독]강남부자들이 월 200만원씩 쏟아붓는 양로보험


◇강남 40대 월 158만원 양로보험료 내..강북의 5배=보험가입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40대의 경우 강남구의 월평균 저축보험(양로보험 포함) 납입액은 158만원(일시납 포함)으로 은평구(33만원), 중랑구(35만원), 강북구(36만원) 보다 5배 가량 많았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서초구(147만원), 성동구(116만원), 용산구(113만원) 등의 순으로 보험료를 많이 냈다.

50대의 경우 강남구의 월평균 저축성 보험 월 납입액이 240만원으로 중랑구(43만원), 강북구(44만원)와 6배 가량 차이가 났다. 60대는 용산구가 24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험료를 냈고 강남구가 22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중랑구(45만원), 강북구(49만원)보다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60대는 용산구가 저축성 보험 월 납입액이 24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남구(221만원), 서초구(197만원), 종로구(176만원), 송파구(153만원) 순이었다. 저축성 보험 월 납입액이 가장 적은 지역은 중랑구로 45만원로 용산구의 5분의 1도 안 됐다. 이어 강북구(49만원), 도봉구(53만원), 노원구(57만원), 은평구(58만원) 등이 저축성 보험 월 납입액이 적었다.

특히 경제력이 충분하지 않은 20대에서도 용산구와 강남구는 월평균 각각 84만원, 83만원의 보험료를 저축성 보험에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저축성 보험에 20만~30만원대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강남 부자들이 은행에서 고액으로 양로보험에 가입하는 경향이 크다”며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20대의 저축성 보험 가입률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권은 재력을 갖춘 부모들이 자녀에게 일시납 등의 형태로 양로보험을 들어주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부자들이 사랑하는 양로보험은 생사혼합보험이라고도 불리는데 보험 가입자가 보험기간 중에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나오고 만기까지 생존했을 때는 그간 적립한 보험료를 적금처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만기 때까지 운용되는데 통상 아무리 운용수익률이 부진해도 최소한의 이율을 보장해준다. 이 최저보증이율이 양로보험 대부분 연 2%대 후반이다. 게다가 저축 성격이 짙은데도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진다.

◇연금 활용 은퇴준비도 강남·강북차 확연=양로보험은 최근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를 통해 주로 팔리는데 은행원들조차 적금보다 양로보험이 재테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10년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이전에 해약할 경우 납입 원금을 모두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이 때문에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할만한 재력은 갖춰진 부자 동네 거주자들이 자신 있게 가입하는 경향이 있다. 양로보험은 일시납으로 한꺼번에 목돈을 넣어두고 10년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대개 5년간 납입하고 10년을 유지하는 계약 형태로 많이 팔린다.

강남권은 양로보험과 같은 저축성 보험뿐만 아니라 연금보험도 타 지역보다 납입 보험료가 많았다. 연금을 활용한 은퇴 준비도 강남·북 격차가 뚜렷했고 이 차이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차이가 두드러졌다. 50대의 경우 월평균 연금보험 납입액이 강남구 54만원, 서초구 47만원으로 도봉구(25만원), 관악구(28만원), 중랑구(29만원) 등과 차이가 컸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50대 이상은 연금보험을 은퇴 준비뿐 아니라 절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강남권의 가입률이 높다”며 “연금을 상속·증여할 경우 현재 가치로 환산해 상속가액을 평가하는 방법인 ‘정기금평가’를 활용하면 상속·증여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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