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는 저가커피 유행이 반갑다. 불황 속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에게 1500원 커피는 한턱 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가 커피전문점 열풍 이면에는 퇴직자들의 팍팍한 삶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저가 커피전문점도 창업비용은 저가가 아니다. '빽다방'의 경우 39㎡(12평) 기준 매장 창업에 보증금, 월세 등을 제외하고 1억원이 훌쩍 넘게 든다. '박리다매' 영업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야 해 월세비용도 만만찮다.
더 큰 문제는 수익률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아메리카노가 1500원이다보니 하루 700잔을 팔아도 본전찾기 힘들다. 비용을 아끼려고 본인과 가족이 일하고, 아르바이트생을 1~2명만 고용하다 보니 은퇴 후에도 노동강도가 높다. 그나마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 폐업의 길로 접어든다. 통계청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음식점 업종의 1년 생존율은 55.6%로 1년 내 두 곳 중 한 곳은 폐점했다.
시장경쟁 체제에서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이들이 대부분 은퇴세대라는 점에서 쉽게 넘기기 어렵다. 저가만 찾다가 결과적으로 내 부모님, 내 삶이 팍팍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유통단계가 존재한다.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려면 적정수준의 마진이 필요하다. 저가, 가격파괴 아이템만 찾다가는 유통구조가 무너지고 그 안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의 일자리도 사라지게 된다. 저가커피 이면에 숨은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헤아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