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내한한 하프시코드 연주자 아포 하키넨. 그는 자신이 이끄는 헬싱키 바로크 앙상블과 함께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바흐의 곡을 연주한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정명화·정경화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은 지난달 음악제를 소개하는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음악제의 하이라이트인 '저명연주가 시리즈' 개막공연의 포문을 연 음악도 '바로크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곡이다.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에요. 제 연주가 끝난 뒤 2부 공연을 들었는데 다들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들이 모여 깜짝 놀랐어요. 초대받은 것이 영광입니다." 공연 직후 만난 그는 여운이 남아있는 듯했다.
"많은 연주자를 필요로 하는 곡인데 작은 규모의 앙상블로 진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연주가 조금 더 자유로웠어요. 연주자 개개인의 개성이 제일 중요했죠. 즉흥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아포 하키넨은 바흐의 음악에 대해 "공을 들여야 하는 음악"이라면서도 그의 음악이 지닌 다채로운 색깔의 매력을 강조했다. /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이전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음악은 멜로디와 반주가 명확히 나뉘어 듣기도 쉽고 연주하기도 (상대적으로) 편해요. 하지만 바흐는 항상 복잡해요. 청중들도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연주자에게도 가장 힘든 음악으로 꼽히죠."
그는 바로크 시대 대표적인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 연주자로 무대에 오른다. 오르간 등 다른 건반악기를 모두 소화하는 그지만 하프시코드를 연주자와 가장 '친밀한'(intimate) 악기라고 꼽는다.
"현을 뜯고 만지는 느낌이 들죠. 피아노나 오르간처럼 음을 누르는 악기보다 개인적(personal)이고 직접적(direct)으로 연주하며 가까운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하프처럼 진짜 줄을 건드리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면서 피아노나 오르간만큼이나 풍부한(rich) 연주가 가능하죠."
28일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에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을 선보인 아포 하키넨과 헬싱키바로크앙상블은 다음달 3일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흐의 칸타타로 호흡을 맞춘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임선혜씨와는 1~2번 바흐의 칸타타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어요. 그녀는 환상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죠. '결혼' 칸타타는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성악가에게도 굉장히 도전적인 곡일 거예요. '미니 오페라' 같죠. 바흐가 다채로운 색깔을 입히려고 했는데 그래서 관객분들은 지루하지 않고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