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핀테크 1호'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중단..카카오-은행 '결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창명 기자 2016.07.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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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1호' 뱅크월렛카카오 28일부터 신규가입 중단..연말까지 100만명 환불 및 타서비스 전환

[단독]'핀테크 1호'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중단..카카오-은행 '결별'


국내 핀테크(금융+기술) 1호로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모바일 전자지갑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가 올해 말까지만 제공되고 내년부터 중단된다. 신규 가입은 당장 이달 말부터 막힌다. 뱅크월렛카카오는 돈을 충전해 놓으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도 가능한 서비스다.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로 손을 잡았던 카카오와 시중은행이 결별하면서 전자 송금·결제시장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휴대폰으로 송금하는 '뱅크월렛'에, 카카오는 연말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각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과 카카오, 17개 은행 등이 2014년 11월에 야심차게 내놓은 국내 핀테크 대표 모델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가 내년부터 중단된다. 은행들은 당장 28일부터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을 방침이다. 기존 고객에게는 서비스 중단을 알리고 연말까지 뱅크월렛카카오에 충전된 돈을 환불해주거나 다른 서비스로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카카오가 공격적이 마케팅을 벌이면서 2014년 11월 출시 이후 첫 달 가입자가 50만명에 육박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고 현재 가입자는 1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하루 충전 가능액이 50만원, 송금한도가 10만원으로 제한된데다 먼저 은행계좌에서 전자지갑으로 송금을 해야하는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갈수록 이용이 저조해졌다. 카카오와 은행들은 송금한도 확대, 실시간 환불, 서비스 유효화 등의 문제로 번번이 충돌하면서 제때 서비스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올해 말 정식 출범을 앞두면서 뱅크월렛카카오는 정리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와 손잡았던 은행들도 자사 브랜드를 내세워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속속 출시해 뱅크월렛카카오에 연연할 이유가 없어졌다. 게다가 은행권 공동으로 전자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도 운영 중이다. 카카오도 뱅크월렛카카오와 별도로 카카오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송금서비스만으로도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뱅크월렛카카오보다 카카오페이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며 "당분간은 뱅크월렛카카오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은 채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뱅크월렛카카오 고객 100만명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카카오와 은행들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월렛카카오가 이용실적 저조 등으로 내년부터 문을 닫게 됨에 따라 모바일 송금을 주력으로 우후죽순 난립했던 각종 '페이' 서비스도 연쇄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에서 원화 송금 시장은 애초부터 무료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해 이를 주력으로 사업모델을 만들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뱅크월렛카카오를 포함해 각종 페이 서비스의 중단으로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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