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에 '곡성'… 새누리당 장례지낸 성주군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6.07.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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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진석 "청문회 이상이라도 할 것, 환경·경제 피해 주는데 강요 못해"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에서 열릴 '새누리당, 사드배치 관련 성주 군민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성주 군민들이 상여를 들고 사드배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2016.7.26/뉴스1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에서 열릴 '새누리당, 사드배치 관련 성주 군민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성주 군민들이 상여를 들고 사드배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2016.7.26/뉴스1


"아이고 아이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성주 배치 발표 보름여만인 26일 오전 성주를 찾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성주군청에 들어서자 군민 100여명은 곡소리를 내며 미리 준비한 '새누리당 장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장례에 앞서 '새누리당의 명복을 빈다'고 적힌 조화가 군청 앞마당으로 배달돼 왔다. 지도부가 들어서자 상복 차림의 군민들이 상여를 메고 장례 곡소리를 내며 행진했다. 다른 군민들은 "우리 마음에서 새누리는 죽었다", "사드 대안 있냐고? 박근혜 탄핵이 대안이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장례 행렬에 동참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성주읍 소재 미사일기지인 성산포대를 둘러보고 11시께 성주군청에 들어섰다. 군민들이 장례를 시작하자 경찰관들의 보호 아래 현장을 피해 주민 간담회가 예정된 군청 청사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는 장례가 진행 중인 정문을 피해 옆문으로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군민들이 "당당하다면 정문으로 들어가라"고 거세게 항의하며 길을 막자 결국 지도부는 정문을 통해 청사로 진입, 5층 대회의실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도 군민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항의는 격렬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성주 군민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7.26/뉴스1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성주 군민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7.26/뉴스1
원내지도부는 군청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서 민심 달래기에 들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당이 정부와 주민 간 대화창구를 맡겠다"며 "성주군민과 경북도, 미군, 새누리당 등 대화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인 성주안전협의체를 당장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내대표는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청문회는 물론 그 이상이라도 조치가 필요하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사드 문제는 끊임없이 제1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성산포대를 살펴보고 군청으로 오면서 지금 주민들의 심경을 한 눈에 알아봤다"며 "아무리 국가 안보가 중요하다 한들 군민들의 건강과 성주지역의 환경에 명백한 피해나 경제적 부담을 준다면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성주 방문길에는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이철우(경북 김천) 의원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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