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경쟁률 17대 1' 의경에 몰리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윤준호 기자 2016.07.27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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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근무에 외박 49일이상 가능, 근무지 선택 등 이점 많아…'꿀보직' 배치에 특혜논란 이어져

'평균경쟁률 17대 1' 의경에 몰리는 이유는?


의무경찰(의경)로 복무 중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장남의 '특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치열한 의경 입대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의경에 입대하고 나서도 이른바 '꽃보직' 배치를 위해선 '배경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의경 운용 시스템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경 모집 경쟁률은 17.4대 1이다. 2013년 8.5대 1, 2014년 15.7대 1에 이어 경쟁률은 꾸준한 상승세다. 일부 지방경찰청의 경우 월간 경쟁률이 30대 1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복 인원을 제외한 지난해 육·해·공군 모집병 경쟁률은 2대 1이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의경의 경쟁률이 군대보다 무려 8.7배 높은 셈이다.



다수의 의경 출신은 '의경에 입대예정자가 몰리는 이유'로 근무지와 자기 시간을 꼽는다. 우선 기본군사훈련 및 중앙경찰학교 시험 성적으로 근무할 지방경찰청을 결정하는데, 본인 노력에 따라 주거지 근처 혹은 학교 근처 등 선호하는 곳에서 군 생활을 할 수 있다. 또 지방청 배치 이후엔 인력 수급에 맞춰 근무지가 결정되지만 광역 단위 근무지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이점이라는 것.

군대에 비해 외출과 휴가가 많아 개인 시간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개월마다 3박 4일 정기외박, 진급 시 9박 10일 휴가, 설·추석마다 2박 3일 명절 특박이 기본이다. 여기에 지휘관 재량에 따른 특박을 더하면 1년에 49일가량 평균 외박이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단속실적에 따른 특별휴가와 포상휴가제도도 있다. 주마다 돌아오는 외출은 중대장 재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돼 일반 군 생활에 비해 자기 시간이 더 확보된다고 한다.


이밖에 경찰공무원 지망생은 전·의경 경력 채용을 노리고 의경에 지원하기도 한다. 2014년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 등 군대 내 가혹행위가 알려지며,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고립감'이 덜한 의경에 지원자가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11년부터 의경 관리문화를 바꿨는데 그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구타 및 가혹행위 감소, 주거지 주변 근무 등 이점이 많아 지원자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경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일부 특정인에 대한 특혜논란 역시 끊이지 않는다. 지인 가운데 경찰 간부, 행정부 고위직 등 유력자가 있어야 의경에서도 편한 부서에서 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병우 수석의 장남 사례처럼 방범순찰대와 기동타격대 복무 중 운전병으로 가는 경우 대부분 '추천제'에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병 자리가 나면 지방청 산하 방순대, 기동대로부터 추천을 받는데, 대부분 가족에 경찰 등 '빽'이 있거나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의경들이 추천을 받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경 중에서도 '꽃보직'(군 생활 중 상대적으로 편한 근무)으로 꼽히는 운전병은 '빽이 없으면 지원도 못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선 방순대나 기동대에서도 역시 소대배치에 따라 편한 보직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위해 인맥을 이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에 대해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의경 내 '꽃보직'의 선발과 운용 제도에 대해 개선방침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알음알음식 인력 운용은 앞으로도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전국적으로 통일된 의경 운용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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