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등 4학년이 위험하다…학교폭력 연령 갈수록 어려져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6.07.2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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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예단 학교폭력 실태조사연구보고서 결과, 미취학 시기 때 학폭 경험한 학생도 7%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와 서울사대부여중 정문에서 의경 홍보단인 최강창민(왼쪽), 최시원과 신학기 초 '등굣길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사진=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와 서울사대부여중 정문에서 의경 홍보단인 최강창민(왼쪽), 최시원과 신학기 초 '등굣길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사진=뉴스1


최근 교육부가 초등 4학년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민간단체가 집계한 학폭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돼 눈길을 끈다. 자료에 따르면 학생 100명 중 15명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폭력을 처음 경험하며 학교폭력 유형 중에는 성추행이 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학교폭력예방재단)의 '2015 전국학교폭력 실태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초 3~고 2 6489명 중 14.9%가 학교폭력 피해를 처음 겪은 시기로 초등학교 4학년을 꼽았다. 뒤이어 초등학교 3학년이 12.8%, 6학년이 12.4%로 집계됐다.



[단독]초등 4학년이 위험하다…학교폭력 연령 갈수록 어려져
2013년, 2014년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초등학교 5학년이 가장 높게 나타났던 것과 비교하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전에 폭력을 겪었다는 답변도 7.1%나 돼 눈길을 끌었다. 청예단이 미취학 시기 폭력경험을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이 가장 심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 유형은 신체폭력(27%)이 1순위로 꼽혔다. 뒤이어 △집단따돌림(25.5%) △같은 성별 또는 다른 성별 간 성적인 추행(19.8%) △언어폭력(10.9%)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적인 추행의 응답률은 2014년도 8.8%였던 데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이 특징적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은 학생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5%가 '고통스러웠다'고 답했으며 '고통스럽지 않다'는 12.1%에 불과했다.

학교폭력 때문에 등교를 거부하거나 자살 등 극단적인 생각을 한 학생도 많았다. 응답자 중 중고생만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 때문에 등교 거부 경험이 있느냐고 물은 결과 52.1%의 학생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2013년도 45.8%, 2014년도 41.5%에 비해 10%p 이상 늘어난 결과다. 같은 응답자에게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학생 40.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받아도 도움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할 때 어떤 도움을 요청했는지 묻는 질문에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2.8%로 1순위를 차지했다. 해당 답변을 고른 학생은 고등학생(59.5%), 중학생(49.4%), 초등(34.3%) 순으로 나타나 피해자의 학교급이 높을수록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특징을 보였다.


청예단 관계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학생들은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행동, 언사가 어떤 것인지 인지하게 되므로 저연령대에서 학폭 사건이 많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면서 "학교폭력 저연령화로 인해 장난과 폭력 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처벌 기준이 모호해지는 일이 현장에서 빈번해지고 있어 화해조정을 위한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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