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6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는 각각 1년 전보다 8.6%, 5.8% 감소한 2만5500건, 3만44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출생과 혼인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5월 혼인 건수가 주저앉은 이유는 우선 결혼 적정 연령(25~34세) 인구가 감소한 탓이 크다. 5월 25~34세 남·녀 인구는 각각 349만3136명, 326만532명으로 전년보다 2.4%, 3.1% 줄었다.
결혼을 꼭 해야 되는 건 아니라는 태도 변화 역시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4년에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6.8%로 해당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60%대를 밑돌았다. 남성(61.5%)보다 여성(52.3%)이 결혼의 필요성을 적게 느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최근 경기 부진으로 혼인을 미루는 사람이 늘었다"며 "장기적으로는 결혼 적령 인구가 줄고 있어 혼인 감소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출생아 수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4년간 혼인 건수는 32만7100건(2012년)→32만2800건(2013년)→30만5500건(2014년)→30만2900건(2015년)으로 점차 줄었다. 결혼 1~2년 내에 산모 출생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혼 건수가 줄면서 출생아 수 역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5월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10.8% 증가한 9200건으로 나타났다. 이혼 건수는 대개 혼인과 맞물려 움직이는데 지난해 5월 이혼 건수가 워낙 적어 올해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6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전국의 이동자 수는 57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8% 줄었다. 지난해 주택 경기 호황으로 이동자 수가 많았던 것과 비교해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총 이동자 수 중 시도내 이동자 수는 전년보다 14.7% 감소한 38만3000명으로 전체의 67.6%를 차지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은 1.10%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18%포인트 감소했다.
이동자를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1만215명), 세종(2159명), 충남(1387명) 등 10개 시·도에서 순유입을 기록했다. 서울(-1만2064명), 부산(-2113명), 대전(-931명) 등 7개 시·도는 순유출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