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내던 카카오에 주니어 심사역 믿고 투자 1400% 수익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6.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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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인사이트 노트]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수평적 기업문화로 넓은 투자시야 강점"

편집자주 '제2의 벤처투자붐'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투자는 2조원을 웃돌았다. 역대 최대다. 그 중심에 벤처캐피탈(VC)이 있다. 주요 VC들이 남다른 인사이트로 만들어낸 투자성공사례들을 소개한다.

#2010년 카카오(카카오톡)은 매출 3400만원에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카카오는 수많은 벤처캐피탈(VC)를 만났지만 투자를 받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VC업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에도 당연히 투자 제안이 들어왔다. 내부에서 투자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결국 5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VC업계 최초의 카카오 투자였다.

이후 카카오는 중국 대표 인터넷기업 텐센트로부터 72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카카오의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불과 2년 만인 2012년 카카오는 당기손익 52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카카오톡은 현재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93%를 차지하며,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카카오의 미래 성장을 담보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 76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무려 1400%의 수익률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카카오뿐 아니라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YG엔터테인먼트에 300억원을 투자해 1186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모바일게임 블레이드 개발업체 액션스퀘어에 8억원 투자, 470억원을 손에 쥐었다. 또한 소셜카지노 게임기업 더블유게임즈에도 100억원을 투자해 1300억원의 수익을 남기는 등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수평적 기업문화, 대박의 비결=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남다른 투자성과를 거둔 것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몇몇의 심사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지성 체제를 갖추고 있어서다.



백여현(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집단지성 체제는 수평적인 기업문화에서부터 나온다"며 "시니어, 주니어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하고 주니어들의 의견도 투자심의위원회에 올릴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투자기업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주니어급 심사역들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카카오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고 시니어급 심사역에게 투자의 타당성을 설득하고 투자를 결정하도록 했다.

백 대표는 "투자를 할 때 나의 의견은 한 표에 불과하다"며 "치열하지만 자유로운 토론과 전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저성장기 시대...해외에 기회 많아=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2년까지 카카오, YG엔터테인먼트, 바이로메드와 같은 트렌드(Trend) 투자를 했고, 최근 2년간은 더블유게임즈, 액션스퀘어와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 투자를 진행해왔다.

특히 국내시장은 성장의 한계가 있는 반면, 해외에선 아직 기회가 많은 만큼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실제 지난 8년간 해외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선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현재 해외투자 비중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올 상반기 실리콘밸리에 미주지사를 설립하는 등 미국, 동남아, 중국 등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 대표는 "한국시장만 바라보는 중소기업은 한계가 있다"며 "해외로 나가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글로벌한 사업성과 경영진의 철학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 호주, 이스라엘, 핀란드,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해외국가의 기업에 투자를 했고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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